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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경제 길이 있다] 금융산업 해외서 더 큰 파이 찾아라2007-01-29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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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를 거친 이후 국내 은행업은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비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양적인 측면 뿐만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그간 은행 성장과 수익 창출의 발판이 됐던 주택담보대출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의 영향으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경제가 저성장기조로 진입하면서 기업대출시장 마저 포화상태다. 또 대외적으로는 증권사들이 지급결제업무 허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외국계 은행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국내 은행권에 새로운 도전과 변신을 강요하고 있다. 때마침 그동안 축적된 재원과 역량으로 도전을 위한 기반이 어느정도 마련된 상태다. 하로동선(夏爐冬扇). 여름에 화로를, 겨울에는 부채를 준비하는 자세로 풍요로운 현 시점에서 내일을 준비해야할 시점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도전에 정도(正道)는 없지만 국내 은행들이 내부역량 강화, 겸업화, 해외진출의 조화에 집중해야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 업황은 장미빛

최근 수년동안 국내 은행들의 경영상태는 크게 호전됐다. 세계적인 금융기관들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국내 은행들의 당기 순이익은 지난 2003년 1조6000억원에서 2004년 8조7000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2005년에는 13조7000억원, 2006년은 13조5000억원으로 3년째 대규모 이익을 거둬들였다. 충당금적립전이익도 2001년 12조4000억원 이후 2002년 14조9000억원, 2003년 16조9000억원 등으로 5년동안 꾸준히 높아졌다.

또 지난해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84%로 2005년말보다 0.3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이후 사상 최저치다. 부실채권 규모도 7조8000억원으로 2005년 대비 1조9000억원 줄어들면서 2003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전망은 불투명

그러나 그간 은행에 대규모 이익을 안겨줬던 환경이 변하고 있다. 정책적 보호에 따른 초과이윤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동안 대규모 이익을 얻었지만 이젠 더이상 은행의 고성장과 높은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먼저 주택담보대출은 투기지역내 1가구 2건 이상의 대출에 대한 강제상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감소세를 반전될 가능성 마저 높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대출을 보면 한국이 38%로 일본의 44%와 비슷하나 영국(19%)이나 미국(10%)보다는 높아 앞으로 기업대출 확장을 통한 성장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소홀했던 소호(SOHO)나 고위험 고수익 시장 등 틈새시장을 파고들 계획이지만 절대 규모가 적어 영업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증권사들이 자본시장 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꾸준히 지급결제업무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위협요인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고수익까지 갖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앞세워 은행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게다가 HSBC, 씨티 등 외국계은행의 국내시장 공략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내부역량강화, 겸업화, 해외진출 등이 조화 이뤄야

이에 따라 국내 은행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요구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은행장은 “올해 은행의 화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일이 될 것”이라며,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크게 내부역량강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문과 해외진출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것으로 구분된다.

먼저 해외진출은 은행권에 새로운 기회이자 위협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더이상 늦출 수만은 없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은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좀 더 대형화되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좀 더 보호를 받아야한다는 말로 들린다”며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서만 포화상태인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 관계자는 “우리 은행산업에도 과감한 연구개발투자가 필요하다”며 “파생금융상품 하나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외국 상품을 들여다 판매만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는 장기적 안목에서 인력 등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때만 가능할 것”이라며 “은행 경영구조도 이에 맞춰 장기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한 방향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연구원 김병연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시장에 보다 깊숙이 침투하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여신관행 개선, 조직구조 및 인력관리의 혁신 등 내부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격적인 금융지주사 체제에 발맞춰 보험 및 증권업과 연계하는 겸업화도 은행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기대되고 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출처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