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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경제 길이 있다] 다시쓰는 ‘벤처신화’2007-01-29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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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빠르고 강한 기술력으로 세계에 도전한다.’

휴대폰업계의 VK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팬택계열도 경영위기에 몰렸다. 인터넷 포털기업 네띠앙이 좌초한데 이어 터보테크도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며 위기를 겪었다. 벤처신화는 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또 다른 희망을 품은 벤처의 싹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지난해 새로 생긴 벤처만 2500여개다. 투자에만 관심을 가졌던 벤처기업들이 다시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10억원의 투자를 받는 회사가 아니라 1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전문적인 기술습득을 위해 재투자하는 등 세상을 바꿀 신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사무실을 서울 강남 일대에서 구로동으로 옮기며 외형보다 내실을 기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스톡옵션과 코스닥 상장으로 이어졌던 대박의 꿈보다 벤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고 있다.

2002년 벤처기업 8778개로 전년 대비 22.9%나 급감하고 2004년부터 경기 침체 영향과 잇따라 터진 벤처 게이트, 정부의 벤처 확인 기준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004년 7500여개로 감소하는 등 심한 굴곡 현상을 보여 왔다.

그러나 벤처 10주년인 지난해 벤처 매출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벤처기업 수는 1만2000개로 사상 최대다.

한때 거품이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벤처기업들이 이제는 포장보다 기술력을 앞세워 새로운 성장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수인력 확보와 초기 시장개척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벤처 육성을 위해 이공계 인력의 병역특례제도 확대나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조성, 그리고 인수합병(M&A) 활성화와 벤처 및 대기업의 상생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벤처의 성장은 막을 수 없는 대세

2001년 1만3000개의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2004년 7300여 개였다가 지난해 말 1만2300개로 늘어났으며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99년 대비 2004년의 고용증가율은 대기업이 0.3%, 중소기업은 17.1%일 때 벤처기업은 45.8%의 경이적인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중의 하나가 중견기업로의 성공률이 0.1%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벤처는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2005년 매출기준으로 ‘벤처 1000억원 클럽’ 회원수가 78개사에 이르며 이들 기업의 매출은 13조8000억원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벤처확인 중인 기업들의 전체 매출 100조원과 ‘벤처 1000억원 클럽’ 등의 매출들을 합하면 약 13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100조원은 삼성전자 매출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개별 기업만 보더라도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스타벤처도 80여개에 달한다. 벤처업계 수출액도 지난해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벤처기업 비율은 0.3%지만 수출비율은 11.2%를 차지해 국가 산업 성장에 기폭제가 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미 직원이 1000명이 넘는 티맥스같은 소프트웨어(SW) 회사가 탄생되고 있고 엠텍비젼이 개발한 휴대폰 핵심부품은 삼성전자ㆍLG전자 등의 카메라폰, 뮤직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에 들어가 세계 휴대폰 트렌드 선도에 한몫하고 있다.

■벤처 경쟁력은 단연 기술력

벤처업체 사장들은 벤처의 경쟁력으로 한결같이 기술력을 꼽는다. 티맥스소프트는 창립 후 10년동안 주주배당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기술력에 재투자했다.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만이 대기업, 글로벌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벤처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텍비젼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원천기술특허 보유 중이다. 이는 혁신 제품 개발로 직결됐다. 엠텍비젼은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연구개발(R&D)인력이다. 이들이 내놓은 원천기술이 생존 경쟁력이 됐다.

하지만 기반기술 부족으로 솔루션 등 ‘가벼운’ 분야에만 매달리는 현상과 네트워크 장비 등 거대 시장을 휩쓸 수 있는 기술이 취약하다는 점은 한국 벤처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 사장은 “80년대 말 열악한 환경에서도 PC 한대로 아래한글 등 소프트웨어 신화를 이룬 것이 우리 벤처의 저력”이라며 “기술이 벤처의 전부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조만간 세계 시장의 벽을 넘는 기술 벤처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A 활성화로 벤처육성 시급

한 중견벤처업체 사장은 “국내 산업계는 벤처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시장에 진입하기 힘든 구조”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1000억원대를 쉽게 넘기고 1조원대의 벤처들이 많아지도록 벤처 생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창업해 상장만을 기대하는 ‘원 사이클’이 아니라 중간 단계인 M&A가 원활히 되는 ‘투 사이클’(창업-M&A, M&A-상장)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미국의 경우 인텔, MS, 시스코시스템즈 등 모두 벤처로 시작해 M&A로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상장되기보다 M&A 규모가 10배가 크다”며 “우리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M&A 시장에서 제휴와 합병을 통한 합종연횡으로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강한 체질을 키워가야 할 때”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종진 신임 벤처기업협회장도 “국내 벤처업계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벤처기업의 M&A를 활성화시켜 벤처캐피털의 투자금 회수시장을 다변화시키는 것”며 “장기적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벤처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500억원가량 규모의 벤처M&A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처 육성책과 개선방안

정부는 각종 지원을 통해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지만 실질적으로 벤처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벤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경기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개발을 위해 벤처기업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섰지만 정작 실질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벤처에 수혈이 이루어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중견 벤처업체 사장은 “그동안 일부 인기있는 업종에만 자금이 몰리고 정작 기술력을 갖추고 자금이 필요한 원천기술형 벤처에는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원천기술형 벤처들에 대한 자금지원과 함께 이들 기업이 코스닥에 진출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춰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득 3만달러, 4만달러 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는 필수상황이다.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경험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성공하고 있는 스타벤처와 대기업과 함께하는 선단식 무역조직마련이 하는 대기업-벤처기업간 상생시스템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또한 벤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우수인력 확보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인 우리사주제의 경우 벤처 열풍이 불 때만 해도 우수인력 확보의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됐으나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우수인력 확보 방안과 함께 산학연협력 체제 구축 등이 시급한 과제로 전문가들은 제시했다.

벤처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벤처기업특별법’을 내용을 보완, 추가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출처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