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컨설팅◆
동료 컨설턴트와 함께 지난 한 해 컨설팅을 수행한 예닐곱 개 고객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고객사가 우리 컨설팅팀이 제안한 내용을 실행하는 데 있어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원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때 한 고객사 CEO에게서 들은 얘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세상의 모든 기업 중 망하지 않는 기업은 없습니다.
단지 현재 살아 있을 뿐입니다 ."
이 말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이 계속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하면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은 한 해를 마감하면서 다음 연도 업무계획도 함께 준비한다.
업무계획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CEO를 포함한 임원들은 각 부서에서 내놓은 업무계획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한편 팀장들을 소집하여 워크숍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CEO는 팀장 워크숍에서 `회사가 어떻게 하면 망할까`라는 주제를 과제로 부여했다고 한다.
생존이 아니라 망하는 방법을 찾으라니 팀장들이 꽤 당황했다고 한다.
필자는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창업해 지금까지 망하지 않고 견뎌 온 회사도 있을까?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과 장수 기업의 생존 비밀(What is the secret of corporate longevity)에 대해 보도했는데 이 잡지는 윌리엄 오하라 박사에 의해 발간된 `Centuries of Success`를 인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서기 578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1400년 이상 살아남은 콘고구미(Kongo Gumi)라고 보도했다.
콘고구미는 일본 쇼토쿠 태자의 초청으로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장인 세 사람이 설립했다.
당시 콘고구미는 오사카성을 지었는데 그 성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고 한다.
또한 백제인(百濟人)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지금도 사찰은 물론 사무실 아파트 주택 등 건물을 계속 짓고 있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콘고구미를 포함한 장수 기업들의 장수 비결이 신뢰와 자부심, 자금을 바탕으로 원칙을 고수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필자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으면서 워크숍에서 과제를 부여받고 아이디어를 짜느라고 비지땀을 흘렸을 팀장들이 위와 같은 장수 기업의 비결을 조금이라도 빨리 접했더라면 스트레스를 좀 덜 받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