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 집무실 9곳도 접견실ㆍ휴게실로…열린경영 화제
정해년 벽두부터 열린경영을 펼치겠다며 최고경영진의 집무실을 없앤 기업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비’ ‘카스’ ‘카프리’ 등 맥주로 유명한 ㈜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최근 서울 서초동 본사 8층에 위치한 김준영(46) 사장과 부사장 9명 등 총 10명의 최고경영진 집무실을 모두 없앴다고 10일 밝혔다.
김 사장 등 집무실을 빼앗긴(?) 10명의 최고경영진은 지난 8일부터 공동사무실로 개조된 5층 외부인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공동사무실에는 10여명이 한꺼번에 쓸 수 있는 대형 회의 테이블과 공동비서 1명만 배치,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던 8층 집무실 역시 전면적인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임직원이 쉴 수 있는 휴게실과 외부인 접견실로 완전히 변신했다.
최고경영진의 집무실을 없앤 일등공신은 바로 ㈜오비맥주의 사령탑인 김 사장. 물론 김 사장은 집무실 철수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는 “평소 강조해온 ‘조직원 상하간의 오픈 커뮤니케이션’과 ‘스피드경영’ ‘열린경영’ 등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여기에는 임직원이 벽처럼 느껴왔던 밀실 같은 최고경영진의 집무실을 과감히 타개함으로써 기업의 상하간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김 사장은 “경영진이 임직원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효율적인 사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집무실을 없앴다”며 “이러한 변화가 열린경영, 스피드경영, 화합경영을 이끄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업ㆍ마케팅ㆍ기획ㆍ재무ㆍ생산ㆍ구매 등 분야별 부사장이 매일 얼굴을 마주본 채 대화를 나누다보니 친근감이 높아졌고, 회사의 중요한 정책도 신속히 처리하는 것 같다”며 강한 만족감도 표시했다. ㈜오비맥주의 직원도 최고경영자의 집무실 폐쇄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일부 부사장도 사내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모두 찬성표로 돌아섰다.
윤은주 ㈜오비맥주 마케팅팀 대리는 “최고경영진을 더욱 가까이 마주 대할 수 있어 좋고, 회사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며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김 사장은 “경영정책이 밀폐된 공간에서 몇몇 최고경영진의 의사로 결정되던 시대는 갔다”며 “이 같은 열린경영이 비용절감은 물론 신속한 의사결정, 기업문화의 민주화, 기업 경쟁력 제고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자평했다.
출처 :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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