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이다."
몇 년 전에 이 말을 들었다면 새해를 맞아 나온 게임 업계의 희망찬 다짐으로 들렸을 것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의 치기 어린 자부심에서 나온 주장이거나 관련 정부 단체의 슬로건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국내 게임산업이 이룬 성과를 보면 이 말은 분명한 진실이 되고 있다. 현재의 게임산업 규모는 예상 집계만으로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게 잡아 3조원대인 영화산업보다 훨신 크다.
게임산업은 국내 10대 문화산업(출판, 광고, 게임, 방송 등)에서 가장 많은 수출을 기록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발간한 '2005 문화산업통계'에 따르면, 2004년 게임 수출액은 3억8769만 달러로 국내 문화산업 수출 총액 9억3900만 달러의 41.3%를 차지했다. 게임이 문화상품 수출의 최고 효자종목인 것이다.
수출액 증가세도 매우 가파르다. 게임산업 수출은 2003년에 1억8154만 달러를 기록했다. 공식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005년 에는 6억 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까지 감안하면 게임업계 수출액은 최근 3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넥슨도 해외에서 거둔 매출액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중 35%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세계 방방곳곳에서 한국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출을 통해 전세계 청소년,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위상도 높일 수 있다.
최근의 어려운 취업 환경 속에서 게임 산업은 적지 않은 일자리까지 창출하고 있다. 현재 게임업계 종사자수만 5만 명에 가깝다. 만약 게임시장이 미국 수준으로 발달한다면 최대 230만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와 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의 10%수준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게임은 미래산업'이라는데 대한 공감대가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성 세대의 상당수는 게임을 어린이들만 즐기는 놀이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사행성 게임과 결부시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게임 산업이 잘된다고 하자, 아무런 철학과 비젼없이 무의미한 콘텐츠를 마구 생산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2007년 정해년을 맞아, 이 같은 우려는 벗어 버릴 때가 충분히 됐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게임 산업의 진정한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상품에 애정을 갖는 것을 물론 '선구자'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무장해야 한다. 여기에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존중하는 풍토를 갖춘다면 대한민국 전국민 누구나 "게임은 미래산업"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출처 :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