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계 CEO들은 올해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CEO들의 활동상이 올해처럼 빛을 발한 적도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특히 큰 규모의 M&A(인수합병)가 순차적으로 이뤄져 CEO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한해 였다.
최휘영 NHN 사장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최 사장은 언론인 출신의 CEO로 주목받았다. 그의 역할은 전문경영인을 지나 NHN의 미래 전략 등을 아우르는 '총사령관'으로 부상했다.
같은 언론인 출신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CEO로 자리잡은 석종훈 사장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줄곧 NHN에 밀리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선보여 현장경영의 토대를 마련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유현오 사장은 경쟁업체인 엠파스를 인수, 국내 포털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다음과 NHN 등이 모두 엠파스 인수에 뛰어든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주목을 받았다.
야후코리아 성낙양 사장은 상대적으로 외부 활동에서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웹2.0으로 야후코리아를 위치지우는데 심혈을 기울이면서 야후 네트워크로서의 '한국'의 한 축을 담당했다.
박석봉 엠파스 사장은 '시원섭섭한' 한해를 보낸 CEO중의 한명. 자신이 일궈온 엠파스를 SK컴즈에 넘김으로써 '섭섭'했지만 내년도 통합된 환경에서 국내 대표 포털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다졌던 한해였다.
◆ 최휘영 사장, "해외 진출에 사활 건다"
최휘영 사장은 조용하면서도 사업 전략에서는 공격적 경영을 선보였다. 이것이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07년 해외진출을 위해 필요한 자원들을 모두 끌어 모았다.
그중에 가장 큰 성과는 첫눈의 인수. 350억원을 들여 첫눈을 인수하면서 NHN의 검색개발팀은 탄탄한 조직을 갖췄다. 특히 이준호 CTO라는 걸죽한 인재가 있는 상황에서 첫눈 개발진들의 결합은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했다.
최 사장은 첫눈을 인수하고 난뒤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일본 검색시장 진출에 모든 것을 걸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일본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NHN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 것은 물론이다.
최 사장은 내년도 NHN의 주요 전략발표에서 '품질 2.0'을 들고 나왔다. 품질 2.0을 통해 국내에서 수성하고 있는 '검색포털 No.1'은 물론 해외에서도 NHN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한해를 만들 것이란 각오를 다졌다.
최 사장은 "구글과 제휴할 가능성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구글이라는 전세계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맞서 경쟁할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NHN은 2006년 한해동안 많은 인재들을 영입했던 한해였다.
최 사장의 바쁜 2006년이 2007년 NHN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 석종훈 사장, "CEO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
언론인 출신 CEO로 주목받고 있는 사람중의 한명이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CEO이다. 지난 4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그동안 CEO로서의 경영철학과 실무적인 역할에 주목해 왔다.
하반기 들어 석 사장의 역할은 더욱 넓어졌다. 특히 최근 벌어진 구글과 협상에서 직접 미국을 방문, 구글과 제휴하는 역할에 큰 몫을 담당했다. 대표이사가 직접 가는 것을 두고 '뭔가 다른 제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다음은 내년도 주요전략중의 하나가 'UCC 중심의 포털'에 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각 본부가 움직이고 있다. 'UCC로 소통하는 포털'로 위치지움으로써 다음이 '제2의 성장기'를 불러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미디어다음의 역할도 주목된다. 석종훈 사장이 미디어다음 본부장을 역임했던 만큼 다음의 미디어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때를 같이해 미디어다음은 각각의 언론사와 비즈니스모델을 수립하는 작업에 뛰어들었다.
이제까지 미디어다음과 언론사의 관계는 콘텐츠제공에 대한 계약 당사자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내년도 미디어다음의 주요전략은 콘텐츠를 제공받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 수익을 만들어내는 파트너십으로서의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언론인 출신의 석 사장이 여러가지 전략수립게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미디어다음 최정훈 본부장은 석 사장과 언론사 선후배 사이로 손발이 척척 맞는 톱니바퀴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 유현오 사장, "우린 1등으로 간다"
유현오 SK컴즈 사장만큼 눈코뜰새 없는 2006년을 보낸 CEO도 드물다. 엠파스와 코난테크놀로지라는 굵직한 업체를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 들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이 '3각 딜(Deal)'에 유 사장의 명쾌한 결정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현오 사장은 엠파스를 인수한 뒤 가진 아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1인 미디어와 결합된 검색포털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이월드라는 '1인 미디어'와 엠파스라는 '포털', 코난테크놀로지의 '검색기술'...이 세가지가 이번 '3각 딜'의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유현오 사장의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이번 딜은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뒷얘기가 있었다. 그만큼 유 사장은 이번 딜을 신속하고도 과감하게 결단했다. 그러한 결단이 내년 '1인미디어와 결합된 검색포털'로 발전하고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 사장은 또한 지난 11월초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웹2.0 컨퍼런스에서 세계 IT기업의 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수천명이 모여 들었던 그랜드볼륨에서 '싸이월드'에 대해 10분간 연설을 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구글 에릭 슈미트 CEO, 알리바바닷컴의 잭마 창업자 등 쟁쟁한 연사들이 총출동했다. 국내와 국외를 통틀어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슈 메이커 CEO로 부상했다.
현재 SK컴즈와 엠파스, 코난테크놀로지는 인력 통합과 분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에 인력 재배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07년 'SK컴즈-엠파스-코난'의 결합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성낙양 사장, "우리는 웹2.0으로 간다"
성낙양 야후코리아 사장은 대외적 활동보다는 국내 환경속에서 경쟁력 제고에 나선 한해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야후코리아는 올 7월 대대적 홈페이지 개편을 선보였다. 한 마디로 웹2.0을 적용한 홈페이지였다.
아작스(Ajax) 기능을 적용해 이용자가 몇번의 클릭없이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사항에 따라 홈페이지를 개성화하는 마이페이지 기능도 함께 제공했다.
성 사장은 특히 야후코리아가 야후본사의 그늘에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야후코리아는 대부분의 국내 투자나 전략 등을 수립하는데 있어 독자적으로 하고 있다"며 야후본사의 간섭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후코리아는 올해 중소포털업체의 연합체인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인콘협)와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가지 변수로 아직 성과는 나지 않고 있지만 인콘협과 앞으로 파트너십을 이뤄나간다는 기본 전략은 유지되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2006년, 대외적으로 큰 이슈 없는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많은 부분 변화하고 있으며 그 전략을 성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러한 소리없는 내부 변혁이 2007년 외부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지 역시 주목되고 있다.
◆ 박석봉 사장, "엠파스의 저력을 보여주겠다"
박석봉 엠파스 사장의 2006년은 '시원섭섭한' 한해였지 않나 싶다. 10여년 동안 애써 가꿔온 자신의 터를 어쨌든 누군가와 공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엠파스가 SK컴즈에 M&A되는 과정에서 박 사장의 역할도 컸다.
그만큼 실무작업에서부터 바쁜 한해를 보냈고 특히나 국내 IT업계의 핫이슈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가끔씩 '때를 놓친 것이 후회될 때가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엠파스가 검색 서비스에서 많은 인기와 관심을 모았을 때 '치고 나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상황을 빗대 이런 말을 되뇌이곤 한다. 그 '때를 놓친 것'이 엠파스의 저력을 꺾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올해 굵직한 M&A의 주인공이 되면서 2007년을 기약하고 있다. 박 사장은 컴퓨터공학도 출신답게 검색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로 2007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컴즈의 관련 인력들을 엠파스로 흡수했고 코난테크놀로지가 R&D센터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이러한 좋은 조건은 엠파스가 내년 다시 한번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적절한 때'를 만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엠파스의 '제2의 관심과 인기'가 불어닥칠 지 많은 사람들의 귀와 눈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 아이뉴스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