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허영부 세양건설산업 사장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아파트를 짓는다면 불황은 문제될 것이 없죠"
취임 9개월째를 맞은 허영부(56)세양건설산업 사장과 서울 종로 내수동 사무실에서 어렵사리 마주 앉았다.
허 사장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최근 건설업계에 일고 있는 정부 정책실패에 따른 대출규제, 분양원가 공개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 '정면돌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허 사장은 "고객만족 경영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프로슈머 마케팅을 펼쳐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허사장은 "품질좋은 주택으로 틈새시장을 파고 들어 현재 도급순위 105위인 회사를 2~3년안에 50위권의 중견 건설사로 도약시키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허 사장의 이러한 자신감에는 최근의 건설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배어있다. 그는 "경기회복은 그동안 눌렸던 것이 되살아나는 용수철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며"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 선회 등 으로 건설경기의 위축이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89년 건설업으로 전업한 이후 17여년만에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세양건설산업은 올해를 '제2창업 원년'으로 삼는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허 사장은 지난 3월 취임과 함께 가장 먼저 회사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궤를 같이해 회사의 모든 결제서류 상단에는 'Do the better way' 라는 문구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혁신을 강조한 허 사장의 취임일성이 함축된 셈이다.
허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직원들간의 스킨십을 강조하며 5분짜리 이벤트들을 고안해냈다. 직원들의 잠재적 자질 속에 '세양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제정세나 업계 동향 등을 주제로 5분 동안 자유롭게 설명하는 '5분 스피치'와 회사에 비치된 책을 돌려 읽고 순서대로 발표하는 '5분 강의', 매주 금요일 1시간 동안 전문서적에 대해 토론하는 '금요세미나' 등이 그것이다.
그는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회사의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대화 채널이 긴요하다"며 "본사 전체 직원들과도 매일 하루 5분 스피치를 해 동료애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과 함께하는 '퀴즈미팅'도 빼놓을 수 없는 자리다. 허 사장은 하루에 한 문제씩 퀴즈를 내 맞힌 직원들에게 직접 준비한 선물을 준다. 이 시간은 직원들의 참여도가 대단하다. 직원들은 표창이나 상금이 아닌 사장이 직접 고른 선물을 받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사내행사에 직접 사회자로 나서 청중을 놀라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때부터 허 사장은 임직원들로 부터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애칭을 얻었다.
실제로 그룹 오너인 장홍선 회장은 세양호를 이끌어갈 100여명의 전문경영인 면접끝에 다재다능함과 '외유내강'의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줘 허 사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삼성건설에 근무하면서 삼성종합화학 서산공장 플랜트 관련 두 건의 특허를 출원한 아이디어맨인 동시에 대림, 풍림산업 등에서 굵직한 현장경력과 해외사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허 사장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협력업체와의 상생관계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바로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양과 협력업체간의 관계가 갑을이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을때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허 사장의 평소 지론이다.
그는 "사장 취임 후 하루에 협력업체 한 곳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력사가 힘들거나 현장에서 적자가 생겼다고 하소연 하면 건설소장이 발벗고 나서 책임지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양건설은 시장수주 다변화를 위해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평균소득은 우리의 1/5 밖에 안되지만 평당 분양가는 우리 수준에 이른다"면서 "조만간 중국을 비롯한 해외진출의 물꼬를 틀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최근 회사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골몰하고 있다. 품질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다소 밀린다는 내부적인 판단에서다. 이날도 '세양 청마루' 광고 전략 회의를 직접 주재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양건설산업은
세양건설산업은 1978년 현대정유의 전신인 극동정유 계열회사로 설립됐다. 유류 및 건설자재 제조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1989년 건설업으로 전업, 약 17년의 건설업 역사를 갖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 105위의 중견 1군 건설업체인 세양건설산업은 올해 안에 10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화재 근화제약 극동유화 고진모터스 등 10여개의 관계회사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그 동안 대형 건설업체들과의 공동 도급 등을 통해 관급공사를 주로 수행해 왔다. 특히 통일대로와 경의선 철도연결 사업 참여, 군장국가공단 건설 등 도로 철도 교량 환경 등 각 분야의 국가 기간 산업발전의 일익을 담당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수차례 건설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2003년 법무부장관 우수건설업자를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기존 청마루 브랜드 정체성(BI)에 사랑과 행복을 의미하는 웃음꽃의 이미지를 더한 새로운 BI를 발표했다. 최근 다양한 시공능력과 튼튼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민간 주택건설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지난달 흑석뉴타운지역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주상복합아파트 '세양 아르비채리버'154가구를 공급, 성황리에 분양을 마감했다.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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