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상 우 특허청장
요즘 기업들은 '블루오션 전략'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레드오션과는 달리,블루오션은 경쟁자들이 없는 무경쟁시장을 의미한다. 기존의 치열한 경쟁시장 속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말한다. 기업의 블루오션 전략 중 특히 중요한 것이 특허전략이다.
특허전략은 특허 받은 기술을 법적 보호 하에서 타의 모방이나 진입을 차단하고,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얻어 시장영역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이다. 그야말로 미개척 영역인 넓고 푸른 바다로 나아가,기술을 선점하여 담장을 두르고 합법적으로 독점권을 행사하여 판매시장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이다.
특허전략을 경영전략으로 삼는 외국 기업들은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손해배상 및 로열티 등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다행히 국내 기업들은 특허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특허전담인력을 증원해 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최근 부사장을 최고특허책임자(CPO)로 임명하였고,특허전담인력을 250여명에서 2010년까지 45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기업들이 고도의 특허전략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전술에는 4가지가 있다. 첫째는,적절한 직무발명제도를 운영하는 전술이다. 직무발명제도는 직원들의 연구개발성과에 대하여 기업이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제도이다. 기업을 먹여 살릴 만한 가치 있는 특허기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연구개발의지와 발명 창의력을 분출시킬 만한 동기부여와 인센티브가 필수이다. 직무발명제도의 운영은 바로 이러한 인간 내면의 보상심리와 기업의 목표를 적절히 조화시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줄 수 있는 노사 윈-윈 전술이다.
둘째는 특허 기술의 표준화 전술이다. 시장을 넓게 형성하고 긴 기술수명을 가지려면 연구 개발된 기술이 다른 기술과 호환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이러한 기술의 호환성은 바로 기술의 표준화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다. 연구 개발되는 특허기술이 국내외적으로 표준화 기술로 인정되어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술 표준화 활동이 필요하다.
셋째는 크로스 라이선싱 전술이다. 이것은 상대의 특허기술을 피해갈 수 없을 때 필요한 것으로 협상력이 요구되는 전술이다. 기업 상호 간에는 상대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을 이용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러한 기업 상호 간에 필요한 기술을 파악하여 상호 특허사용계약을 맺음으로써,특허기술사용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최소한으로 낮추는 전술이다.
마지막으로,개발된 상품을 잘 포장할 수 있는 이미지 전술이다. 이미지 전술은 디자인 및 상표에 의하여 달성될 수 있는데, 상표는 그 상품에 이름을 지어주고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좋은 상표 하나는 기업의 평판과 인지도까지 실어 날라,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홍보하는 위력을 갖는다.
이와 같이 오늘날 특허전략은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영토를 개척하기 위해 넓고 푸른 바다로 끊임없이 노를 저어 나아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출처 : 부산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