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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헤럴드 포럼]글로벌 환경에서 CEO의 자세2006-12-05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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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수출기업들이 엔ㆍ달러화 가치 하락과 적자수출로 사상 유례 없는 고전에 시달리고 있다. 원/엔 환율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하락하면서 대일 수출업체 10곳 중 2곳은 손실을 입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또한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국내경기마저 둔화돼 내수판매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체결된 4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및 미국 중국 일본과의 FTA 추진은 동종 상품의 국내경쟁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높다.

우리 기업들은 이처럼 안팎에서 계속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외 장벽이 없어진 글로벌 시대에는 자본ㆍ기술ㆍ상품이 국경 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기업은 나라 안에 있든 밖으로 나가든 글로벌 경쟁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우선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ㆍ판매해서 자금을 확보해야 시설 및 원부자재를 구입하고 종업원 임금도 줄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마지막 관문인 판매과정에서 주저앉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필자가 10여년간 현장방문 경험에서 체득한 사실이다.

필자는 1996년 중소기업청 재직 때부터 '1일1사 탐방'을 통해 현재까지 1500여 업체를 돌아봤다. 고집스럽게 현장을 찾아가는 이유는 현재의 꼬인 문제를 풀어줄 해답이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현장방문을 통해 발견한 중소기업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마케팅 능력 부족. 중소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Technology), 생산(Production), 마케팅(Marketing)의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 한다. 필자는 세 단어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이를 'TPM이론'으로 명명했다. TPM이론에서 기술의 고지가 1000m라면 생산의 고지는 2000m, 마케팅 고지는 3000m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높은 마케팅의 고지를 넘어야만 성공한 중소기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기술 고지를 넘는 기업은 90%나 된다. 하지만 생산 고지를 넘는 기업은 40~50%, 마케팅 고지까지 넘는 기업은 5~10%에 불과한 실정이다. 90% 이상이 마케팅의 실패로 좌절한다는 얘기다.

휴맥스, 트렉스타, 은성코퍼레이션 등은 3000m 고지를 넘은 10% 이내의 기업들이다. 이들이 마케팅 고지를 넘은 원동력은 고객의 보이지 않는 욕구까지 찾아내고 이를 제품에 반영해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기대를 넘는 만족을 줬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기업의 변화속도를 자동차 속도에 비유하고 있다. 기업의 변화속도가 100마일이면 정부는 25마일, 법은 1마일이라고 했다. 한 마케팅 연구서에 의하면 최근 기술의 발달로 제품수명주기가 과거 50년 전에 비해 4배나 빨라졌다고 한다. 여기에다 소비자 수요 패턴의 다양화로 과거 100인 1색이던 것이 이제는 1인 100색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즉, 마케팅 환경변화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훨씬 앞질러 가고 있는 것이다.

100마일 속도로 변하는 기업들 중에도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기존의 기술과 생산방법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마지막 '마케팅 고지'를 넘지 못해 실패하기도 한다. 이제는 중소기업 CEO들도 글로벌 경영환경에 눈을 뜨고 기술 및 생산 고지보다 더 높고 어려운 마케팅 고지를 염두에 두고 신제품을 구상하고 설계해야 한다. 즉, 마케팅의 개념을 최초 기술개발에서부터 제품생산 단계까지 확장해서 신제품 콘셉트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TPM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각각 1대1대4로 구성할 것을 권한다. 이를 일주일을 단위로 환산해 보면(휴일인 일요일을 빼고) 월요일은 기술개발, 화요일은 생산, 수ㆍ목ㆍ금ㆍ토요일은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소리다.

CEO는 또한 정보와 지식경영의 노하우를 습득해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해 정보를 창출하고 이를 체계적인 지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객들을 직접 만나 고객의 욕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와 경쟁사의 제품에 대한 반응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경영에 반영해 TPM을 관통하는 전략으로 3000m 고지를 넘어야 할 것이다. '시장은 언제나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보다 빨리 변하는 법(Market always changes faster than marketing)'이기 때문이다.

<필자약력>

▶1950년 경남 고성 출생▶경남고ㆍ부산대 상대ㆍ숭실대(경영학 박사) ▶행시 17회ㆍ중소기업청차장ㆍ산업자원부 차관보 ▶저서: 중소기업발전론, 중소기업의 미래

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