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침에 싸준 김밥 두 줄이 저를 최고경영자(CEO)로 만들었습니다." 올해 입사 30년을 맞은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지난 21일 연세대 강의에서 CEO에 이르기까지 힘겹던 시절의 한자락을 풀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사장은 공대(한양대)를 졸업하고 1976년 삼성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부천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했다. 그는 입사 만 4년 만에 생산과장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 사장은 당시 ‘연구원이냐, 경영자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경영자로 길을 정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경영공부를 시작했다.
이 사장은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던 그 시절이 상당히 바쁘고 어려웠다. 집사람이 아침에 싸준 김밥 두 줄을 가지고 출근해 점심에 한 줄, 저녁 때 부천에서 학교(연세대 경영대학원)에 오기 전 한 줄씩 먹으며 어렵사리 공부했다"면서 가슴 속 이야기를 전했다.
어렵던 시절이 생각이 난 듯 이 사장은 잠시 말을 멈춘 뒤 "일 끝나고 오느라 수업에 늦어 교실에 들어가지고 못하고 창 밖에서 들은 적도 많았다"면서 "그때는 교수님도 무던히 많이 찾아갔다"며 말을 이어갔다.
이 사장은 학생들에게 "회사를 들어가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자기 개발과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3년을 열심히 일하고 3개월은 충전시간으로 삼는다는 생각으로 일과 공부의 균형을 맞춰왔고 그것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온 것 같다"며 CEO에 오른 비결을 말했다. 이 사장은 2002년 삼성전자 AMLCD 담당사장을 맡은 뒤 2004년부터 LCD총괄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10년 전 일본 업체가 90%를 장악하던 LCD시장의 진출 당시를 되돌아보면서도 "반도체시장을 한국에 뺏긴 일본이 특허벽으로 삼성전자를 상당히 경계하는 바람에 무척 어려웠다"면서 "40여명의 엔지니어가 연구실에서 밤새워 연구 개발을 했고 뒤이은 발빠른 투자로 결국 일본의 벽을 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