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은 의사가 환자에 대해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처럼 경영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기업 사정에 꼭 맞는 개선방안을 만들어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환자가 완치되기 위해서는 의사 처방대로 잘 따라야 하듯이 기업도 컨설팅받은 후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개선안에 대해 실천계획을 세우고 실행 중간중간에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행에서 컨설팅을 수행했던 A사의 경우 과거 몇 년간 목표 대비 초과이익 달성으로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왔다.
이 과정에서 목표달성에 기여가 큰 직원이나 그렇지 않은 직원이나 동일한 지급률을 적용함에 따라 '성과급'이 갖는 동기부여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결과 핵심인력의 불만과 이직으로 이어져 CEO는 제대로 된 성과보상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신 보상제도를 만들어 시행했다. 그런데 회사 자체적으로 만든 보상제도가 오히려 직원들 불만을 가중시키고 기업성과 향상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자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컨설팅 진단 결과 성과평가 구성항목에서 기업의 성과와 연계되는 중요한 업적지표가 일부 빠져 있었고 평가기준의 객관성 및 공정성이 결여돼 있음을 발견했다. 또 업적 연관성, 객관성, 공정성이 미흡한 평가 결과를 보상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CEO가 주관적으로 다시 평가하다 보니 직원들 불신이 커지고 이로 인해 새로 도입한 평가보상제도가 오히려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에 당행 컨설팅팀은 성공적인 인사평가제도의 필수 요건인 인력확보 등을 전제로 기업 성과와 연계되는 조직단위별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출하고 평가와 보상의 연계방안을 설계해 제시했다.
또한 설계안의 실행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의 현재 역량과 여건을 감안해 개인업적평가제도인 MBO(Management by Object)를 먼저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정해진 기간 내 컨설팅을 완료한 후에도 다음과 같은 절차로 AS 컨설팅을 계속했다.
먼저 새로 시행될 MBO 평가제도의 취지와 목적, 평가일정, 개인업적평가서 작성방법 등을 직원들이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다음으로 직원 각자가 작성해 제출한 업무목표가 전사목표와 부서미션에 부합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이뤄져 있는지를 검토하고 마지막으로 검토된 개인별 업무목표를 CEO가 확정한 후 반기별로 성과를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MBO 제도가 정착된 이후 동사는 개인별로 수립된 업무목표를 검토하고 성과를 확인하는 세련된 방식으로 인사평가를 하게 되었고 CEO는 중요한 의사결정 등 핵심업무에 좀 더 주력할 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보상제도 시행으로 성과향상에 따른 과실이 직원들에게 골고루 배분됨으로써 애사심과 근로의욕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성과향상으로 이어지는 등 성과관리시스템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여우현 기업은행 경영컨설턴트]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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