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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니식 상술의 힘2006-11-21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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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사가 만든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3(PS3)' 때문에 전세계가 난리법석이다.
미국에서는 발매 첫날 주요 매장마다 몰려드는 사람들로 큰 홍역을 치렀다. 초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앞에서 며칠씩 기다리는 텐트들로 즐비하고 캘리포니아 한 가게에서는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결국 발매를 중지하고 말았다.

심지어 코네티컷주에서는 PS3를 사가지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까지도 벌어졌다.

이러다 보니 중고 가격이 판매가격을 능가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500달러 전후로 판매되는 PS3가 중고 거래시장에서는 1500달러까지 호가가 치솟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기본적인 이유는 소니가 각 시장에 할당하는 판매대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에는 40만대만 할당되었고 특히 일본시장에 배정된 물량도 10만대에 불과했다.

초기 할당된 물량이 이러하다 보니 각 매장에서는 이를 먼저 사려는 마니아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이 때문에 제품도 발매 당일 즉시 매진되는 사태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소니식 상술이다.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고 그것도 매우 한정된 대수만을 판매함으로써 고객들의 조바심을 이끌어내는 상술이 소니식 상술이다. 더구나 이러한 사태를 미디어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게 함으로써 고객 관심을 더욱 환기시키는 수법이 소니식 상술인 것이다.

이러한 소니 상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니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때 이 상술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소니가 워크맨을 처음 만들어 냈을 때 그 제품이 스타일 면에서는 대단히 독창적인 제품이었지만 기술적으로는 그다지 뛰어난 제품은 아니었다. 기존 대형 녹음기를 소형화함으로써 들고 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한 제품에 불과하였다.

이 때문에 워크맨 제품에 소니의 독창적인 특허 기술이 들어간 곳은 오직 한 곳뿐이었고 그것도 워크맨 본체와 헤드폰을 연결하는 부분이었다. 소위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제품 중 하나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소니 진가는 이 제품을 히트하는 단계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소니는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요요기 공원에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고용하여 워크맨을 차고 공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게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젊은이들이 많이 보는 인기 잡지에 가져가 소위 쿨(cool)한 모습으로 워크맨을 찬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보도되도록 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다른 잡지에도 보도되고 동시에 유행에 민감한 젊은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번짐으로써 워크맨은 전후 최대 히트상품이 되었다.

이러한 상술은 소니가 세계적인 기업이 된 뒤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소니가 페트형 로봇인 아이보를 발매할 때에도 사전에 마니아 고객층과 미디어에 아이보 로봇 탄생을 고지한 뒤 소량만 판매하였다. 당연히 발매 즉시 완매되었고 이 사실은 신문과 잡지, 텔레비전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써 아이보 인기는 급속히 높아져 갔다.

한동안 소니의 경쟁력 원천이 제품 제조기술이나 소형화 기술에 있는 것으로 많이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최근 일렉트로닉스 사업부의 정체나 전후 일본 내 최대 리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컴퓨터 배터리 리콜 사건을 접해 보면서 이러한 해석이 일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보다는 샤프가 개발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당시 최고로 세련된 디자인 상품으로 바꾸어 놓은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의 센스가 경쟁력의 진정한 원천이 아닌지. 혹은 노년이 되어서도 젊은이들이 즐겨보는 잡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의 젊은 감각이 진정한 경쟁력의 원천이 아닌지. 아니면 브랜드를 이야기하면 저급한 경영자로 취급 받았던 일본적 풍토 속에서 It's Sony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어 낸 오가 노리오(大賀典雄) 회장의 마케팅 감각이 소니의 진정한 힘이 아닌지.지금 전세계 PS3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동시에 각국 미디어들을 바쁘게 만드는 소니의 숨겨진 전략을 보면서 소니의 진정한 경쟁력의 원천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기고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