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밀레 “메기와 함께 사는 미꾸라지 될 것”
‘삼성-LG전자를 배우거나 피하라.’
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외국 전자브랜드들이 삼성전자, LG전자의 벽을 피하는 우회전략으로 펼치고 있다. TV명가 소니는 디자인 감성마케팅으로 LCD TV 1위에 오른 삼성전자의 보르도TV에 교훈을 얻어 디자인을 대폭 강조한 X시리즈(사진)를 내놓았다. 고급가전의 대명사인 독일의 밀레는 아예 “삼성, LG이라는 메기와 더불어 사는 건강한 미꾸라지가 되겠다”고 밝혔다.
9일 소니는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새로운 LCD TV인 브라비아 X시리즈를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X시리즈는 풀HD(고화질)이란 점도 강조하고 있지만 여느 때와 달리 디자인의 우수함을 알리는 데 중심을 뒀다. 소니측은 “은색, 갈색, 푸른색, 붉은색 등 6가지 색깔의 TV프레임을 계절과 분위기에 따라 바꿔 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행사에는 일본 소니 디자인센터의 총괄책임자인 케이이치 토츠카 등 디자이너 3명이 참석해 X시리즈 디자인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10일 연세대에서 한국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니, 디자인을 만나다’라는 행사도 개최 하는 등 ‘기술력의 소니’가 아닌 ‘디자인의 소니’라는 감성마케팅에 주력할 예정이다. 윤여을 소니코리아 사장은 “‘디자인’은 이제 모든 산업 영역에서 우선시되는 요소이다”라고 강조했다. 소니의 이같은 전략변경은 지난해 하반기 세계 LCD TV 1위에 올랐던 브라비아가 올해 하락세를 걸은 것이 삼성의 보르도TV의 디자인력과 감성 마케팅 때문이란 판단으로 분석된다.
보르도는 와인잔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세계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가전 시장을 노리는 밀레 코리아의 안규문 사장은 7일 가진 강남 전시-체험장 재개장행사에서 “한국에서 삼성전자, LG전자라는 거인과 정면 승부를 할 수는 없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메기론’에 나오는 미꾸라지처럼 메기와 공생하는 건강한 미꾸라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밀레는 삼성과 LG가 주력하지 않는 고급 아파트의 빌트인 시장을 집중적으로 노릴 계획이다. 안 사장은 “최상의 품질을 지닌 제품 공급이 목표”라며 “최고급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하면서 틈새마켓을 겨냥해 가전시장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 우승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