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원가 공개·북핵·北 모래반입 중단 우려
‘엎친데 덮친 악재, 어찌하오리까….’
건설업이 동시다발로 터져나온 ‘트리플 악재’로 휘청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업발(發)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분양원가 공개, 북핵, 북한 모래반입 비용의 사용처 논란 등이 불거져나오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사상 최악의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18일 한국은행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년6개월동안 북한산 모래 반입 대가로 북한에 지불한 미화 4200만달러가 북한 군부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13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되자 골재업계와 건설업계가 당혹감 속에 사태추이를 지켜보고있다.
더욱이 14일(현지시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광의로 해석될 경우 군사비용으로 전용이 의심되는 현금이 제공되는 대북사업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이에 따라 골재업계와 건설업계는 지난 2001년때와 같은 ‘골재파동’으로 이어지지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북한 남포와 해주지역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북한산 모래는 수도권 레미콘 모래수요의 100%를 점유하고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서해안에서 바닷모래 채취가 전면 금지된 2003년 이후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모래 수입을 검토해왔으나 중국산 모래 수입에 드는 비용이 북한에서 들여오는 것보다 배나 비싸 북한산 모래에만 의존하고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산 모래 반입이 중단될 경우 사실상 대안이 없으며 국내 건설업계가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호소다.
지난 9일 터져나온 북한 핵실험 강행도 가뜩이나 취약해져 있는 건설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북핵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주택 매수자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신규 분양시장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키로 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도 특히 중소형 건설업체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한화증권은 “분양원가 공개가 강행되면 건설업체의 이익은 줄지만 고정비 지출은 계속돼 특히 중소 건설업체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건설경기와 관련해 “토목경기는 올 4분기(10~12월)쯤부터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체감경기를 조사한 결과 건설업의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9로 전 업종중 최하였다”며 “산업연관효과가 큰 건설업의 지속적 부진은 타업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건설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 김병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