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얼굴'인 기업이미지, 즉 CI(Corporate Identity)를 바꾸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이미지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현대 비즈니스 감각에 걸맞은 이미지 변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CI 교체를 '제2의 도약'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CI 교체는 과거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진출을 알리고 구성원들 결속을 도모하는 효과가 있어 기업이미지 변신의 강력한 방안이 되고 있다.
CI란 기업이나 조직의 존재 의의와 이미지를 안팎에 알리는 것으로 직원이나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이미지 통합작업이다.
이에 따라 CI가 문자 중심의 단순한 형태에서 도형 모양의 아이콘, 색채와 글꼴이 조화롭게 결합한 감성적 CI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아닌 모든 중소기업에 회원가입 문호를 개방한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용구)는 지난달 45년간 사용해온 CI를 포기했다. 명실상부한 중소기업 대표기관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조직 명칭을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로 바꾼 데 이어 CI를 워드마크(Wordmark)형인 '케이비즈(Korea와 Business의 합성어)로 바꿨다.
'비즈니스 프레임'과 '산의 정상'을 상징하는 모티브를 통해 중소기업 대표기구로서 위상과 기능을 표현하고 있다.
CI 교체로 '굴뚝' 이미지를 벗는 기업도 있다.
문구제조 장수기업인 모나미(대표 송하경)는 지난달 12일 새 CI를 발표하면서 유통업체로 변신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푸른색의 딱딱했던 영문 글씨체를 둥글둥글한 빨간색 소문자 글씨체로 바꿨다. 송하경 대표는 "마지막 영문자인 'i'의 동그라미를 경쾌하게 표현해 '즐거운 변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백판지업체인 세림제지(대표 이동윤)도 올해 안에 '제지'란 꼬리표를 떼 굴뚝 이미지를 벗을 예정이다.
세림제지 관계자는 "최근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 등 석유사업에 뛰어든 데다 신사업 발굴을 추진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선 만큼 제지회사란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사명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CI를 이미지 변신의 기회, 제2도약의 지렛대로 삼는 회사도 있다.
국내 인쇄용지 2위 업체인 EN페이퍼(대표 김종곤ㆍ최우식)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총을 열고 회사이름을 신호제지에서 EN페이퍼로 바꿨다. 새 CI는 최근 6년 동안 진행된 워크아웃과 경영권 분쟁에 따라 추락된 이미지를 벗고 세계적인 제지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무림페이퍼(대표 김인중)도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신무림제지에서 무림페이퍼로 변경했다. CI도 미래를 잇는 다리를 형상화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난방전문기업 경동보일러는 27년간 사용해온 사명을 '경동나비엔'으로 바꾸고 '보일러' 대신 '에너지기업, 환경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나비엔(NAVIEN)은 에너지절약과 친환경제품 개발의 안내자라는 내비게이터(Navigator)에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을 결합한 말이다.
남양알로에는 창사 30주년을 맞아 회사 이름을 유니베라로 바꾸고 CI를 변경했다. 알로에에 한정됐던 제품 소재를 다양한 천연물로 확장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청담어학원 모기업인 CDI홀딩스는 새로운 CI를 도입해 성인교육시장으로 사업영역 확장과 국외 ESL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출처: 매일경제 최은수 기자 / 민석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