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경영 중시한 하워드 슐츠·故 이병철 회장… 개방적 조직으로 다양한 사람 모아야
“나의 일생은 한마디로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골몰하는 것이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술회였다. 그렇다. 인사는 만사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외치던 전직 국가 최고경영자조차 그의 측근과 아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던가. 민주화 투쟁과 사람경영은 별개인 모양이다.
“단 한 마리의 여우로는 흰 털옷을 만들 수 없다.”
이 세상에는 모든 털이 완전하게 흰털로만 된 여우가 없어서다. 얼굴이나 귀 그리고 등이나 배 또는 꼬리 어느 부분이든 다른 색깔의 털이 꼭 섞여 있다. 그래서 여러 마리의 여우가 합쳐져야 흰털로만 된 옷을 만들 수 있다.
중국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 초대 황제 손권의 인재관이다. 즉 모든 일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조직이 성과를 내려면 각 분야의 인재를 고루 모아 함께 일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구색을 갖춘 팀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CEO가 꿈꾸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대학 때부터 나와 막역한 친구 사업가 스토리다. 명문 K고교에 S대학 출신인 그는 당시 한창 수출 드라이브 고속성장 속에서 ‘무서운 아이들’로 불리며 잘 나가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안해 보였다. 그래서 기회를 보아가며 틈틈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회사는 여직원 빼고 사장서부터 말단까지 소위 엘리트 출신으로 꽉 차 있었다. 그것도 거의 K고교에 S대 출신으로. 그러니 사장 동기가 상무이고 또 이사는 그들 후배이며 과장 또한 그러했다.
모두가 눈알이 총총해 말귀 또한 빠르게 알아듣고 매너도 그만이었다. 뭘 알아보라고 하면 재빨리 알아본 후 ‘리포트’(Report)에는 모두 귀신이었다. 하지만 도전과 추진 그리고 돌파력은 리포트 실력에 영 못 미쳤다. 정보 취재원도 거의 비슷해 목소리조차 다양치 못했다. 또 선배를 추월해 일 잘하기도 힘들었다. 결국 도산의 아픔을 겪었다.
1백년 전통의 D그룹 주력기업의 몰락도 음미할 만하다. D그룹의 오너 CEO는 3대에 걸친 부(富)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대대로 공부도 잘해서 모두가 명문대를 거쳐 선진국에서 학업을 거친 후 경영수업을 받고 CEO에 오른다. 그러니 그 앞에 감히 ‘한 말씀’드릴 중역이 있기 힘들었다. 아예 목소리가 없어지고 명령만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기업은 외국인 소유가 됐다.
그래서 커피왕국 스타벅스 CEO인 하워드 슐츠의 성공은 빛난다. 슐츠 회장은 종업원을 반드시 ‘파트너’로 부른다. 종업원들에게 사람 대접을 하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경이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다.
작년 「포천」지가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한 월마트도 개방적인 조직으로 다양한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트럭운전사도 최고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다. CEO는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된다.
동시에 인재의 조합은 물론 적재적소 배치와 신상필벌이 기본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제갈공명의 주장이다. “지략이 뛰어나고 믿을 수 있는 두뇌, 이쪽과 저쪽의 허(虛)와 실(實)을 살피고 정보를 수집하는 눈과 귀, 강인한 추진력을 구비한 팔과 다리를 곁에 둬야 한다.” 그런 구성원들로 하여금 난상토론을 하도록 해 공개검증을 받아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목표 달성을 위한 첩경이라 할 수 있다.
글 :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haeikrhee@hotmail.com)
출처 :ECONOM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