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7월에 전국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처음처럼’이 막대한 마케팅비 지출로 두산그룹의 주류사업에 큰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주류 BG는 지난해 상반기에 매출 1천350억원에 영업이익 170억원을 올렸고, 처음처럼이 출시된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월 점유율이 5.2%에서 10.1%까지 뛰면서 상반기 매출이 1천44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처음처럼 마케팅을 위한 비용 증대로 인한 것으로, 작년 상반기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73억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처럼 판촉 때문에 무려 234억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또 출고가를 병(360㎖병)당 730원으로 경쟁사들의 기존 제품보다 낮게 책정한 것도 판매량 신장에는 도움이 됐지만 결국 수익성 측면에서는 출혈경쟁으로 인해 악화를 초래한 셈이 됐다.
진로도 처음처럼에 맞서 판촉비를 늘려 영업이익이 줄기는 마찬가지다.
진로는 작년 상반기에 1천1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처럼에 맞서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액한 315억원을 판촉에 쏟아부으면서 영업이익이 36% 줄어든 727억원으로 떨어졌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새로운 주력 제품이 출시돼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나름대로 상당한 규모의 부동 소비층을 확보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연말까지 마케팅 지출을 대폭 줄이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진로가 알코올 도수 19.8의 ’참이슬 후레쉬’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기 때문에 처음처럼이 기존의 상승세를 유지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두산 주류가 이미 올해 상반기에 이익을 모두 감쇄할 정도의 판촉비를 집행해 연말까지 쓸 ’실탄’이 부족하고 수익성 악화로 그룹 내에서 다소 ’눈총’을 받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한편 진로측은 “앞으로 우리의 목표는 처음처럼에 빼앗긴 점유율 회복을 넘어서 전성기 시절의 입지를 다시 찾는 것”이라며 연말까지 마케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뒤 “처음처럼이 나름대로 부동 소비층을 확보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제 실탄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연말까지 별다른 방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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