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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등 기업의 위기경영 포인트2005-08-03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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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위기 경영을 외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들이 위기경영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기경영의 원인과 실체에 대해 살펴본다.

올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화두 중 하나는 ‘위기경영’이다. 환율, 유가 등 외부 변수들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여 1,000원 근처에서 움직이고, 유가와 원자재 가격 등이 크게 상승하였다. 외부 경영 환경의 악화로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우량 기업들도 예외일 수 없다. 비상 관리 체제를 가동시키고, 전사적으로 위기 경영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2005년 신년사 및 경영 방침을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영 화두를 ‘위기경영을 통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정했다. LG전자는 ‘위기극복’과 함께 ‘실행력 강화’를 꼽았다. 포스코는 ‘더 빠른 성장과 더 알찬 혁신’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포스코’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는 ‘비상관리 경영 강화’와 함께 ‘브랜드 경쟁력’ 및 ‘글로벌 경영 시대에 대비한 조직 체계와 경쟁력’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내세웠다. 기업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위기경영을 내세우고 있는 기업들이 작년 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은 모두 1조가 넘는다. 이들 기업들 이외에도 작년 한해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기업들이 12개 회사에 이른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국내 기업 중 연간 순이익이 1조가 넘는 회사를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환율, 유가 등 외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들 기업들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이 ‘위기경영’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라지고 있는 위기경영 방식

외환 위기 당시 진행된 기업들의 위기경영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 저수익 사업에 대한 무리한 투자, 과다한 차입 등으로 인해 상당수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 4대 기업 집단 중 하나였던 대우 그룹이 붕괴되었으며 30대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부도가 나거나 파산에 이르렀다.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서 부채 삭감, 자산 매각, 인원 감축을 단행해야만 했다. 즉, 과거 우리 기업들의 위기경영 방식은 실제로 심각한 위기가 발생한 후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 급급하는 형태였다.

반면에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위기경영은 미래를 위한 준비 성격이 강하다. 다시 말해 잘 나갈 때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들이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잠복하고 있는 위기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고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방심하다가는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잠복하고 있는 위기들

성공만큼 더 큰 실패 요인은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정 수준의 성공을 경험한 후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수하면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00년 기업의 조건(Going the distance)’을 집필한 케빈 케네디와 메리 무어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위기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이 지적한 위기는 환율이나 유가와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닌 지속적인 혁신의 실패나 학습 역량의 상실과 같이 기업 내부 요인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다. 또한 위대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 가능한 위기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주장하였다. 내부 위기 요인을 적절히 관리하는 기업만이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혁신에 성공한 1등 기업들의 위기경영 포인트에 대해 살펴보자.

●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

위기경영에 강한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앞서 필요한 경쟁력을 미리 확보한다. 세계 최대 IT기업인 시스코는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이 생겨나는 걸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시장 표준을 만들어 나갔다. 시스코는 예상되는 시장의 변화에 대해 미리 준비했다. 1980년대 후반 시스코의 엔지니어들은 17개의 상이한 네트워킹 프로토콜을 설계했는데,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현재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인터넷 상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표준 기술이 되었다. 아래 제시된 그림은 시스코가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스코는 현재 잘 나가는 사업들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제품 및 사업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 이러한 신제품 개발 및 시장 개척 노력은 안정적인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창출해 내면서 시스코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했다.

● 끊임없는 개선 추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도요타는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한다. 세계 5대 자동차 기업 중 도요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의 순이익을 모두 합쳐도 도요타의 순이익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널리 잘 알려진 도요타 특유의 ‘가이젠(改善)’ 방식에서 기인한다. 가이젠에 따르면 불량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동안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TPS(Toyota Production System)라고 일컬어지는 도요타 방식은 합리적인 가이젠에서 비롯된다.

1993년 이후, 도요타는 매년 1조원 정도의 비용을 가이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절감하고 있다. 도요타의 비용 절감은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식의 단순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의 순서를 완전히 바꾸거나 업무 방식 자체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는 끊임없이 반성하고 개선을 추구함으로써 가능하다.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반성하는 직원에게 벌이 아니라 상을 내린다.

예를 들어 도요타 생산 공장에서는 작업 중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생산직 직원이 천정에서 늘어뜨려진 하얀 줄을 잡아당겨 생산라인 전체를 세울 수 있다. 이러 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일어난다.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개선 추구는 바로 위기의식에서 시작한다.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반성과 함께 개선을 추구하는 도요타. 혹자는 도요타를 문제 해결 중독 집단으로 부른다. ‘한번 더, 한번 더’를 외치며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도요타의 독특한 기업 문화를 일컫는 말이다.

● 지속적인 도전 의식 고취

자산 규모로 세계 최대 기업인 GE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잭 웰치가 GE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인 1981년, GE는 약 350개의 사업부를 거느리고 미국 전체 제조업 분야의 2/3 정도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잭 웰치가 취임한 후 처음 착수한 일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업들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GE 사업부 중 전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 1위나 2위가 아닌 사업부는 모두 정리되었다. 결과적으로 GE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또는 2위를 하고 있는 13개 사업 분야로 개편되면서 사업 규모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GE의 혁신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GE의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확실히 1등 또는 2등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을 정의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이에 잭 웰치는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전 의식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재정의하도록 지시했다. 즉, GE의 사업이 해당 시장에서 1등 또는 2등을 하더라도 GE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이 전체 시장에서 10% 이하가 되지 않도록 주문하였다. 시장을 넓게 정의하고 구성원들에게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하여 도전 의식을 불어넣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도전 의식을 고취한 결과 GE의 경영 성과는 계속 발전할 수 있었다.

구성원들이 위기의식 공유해야

지금까지 1등 기업들의 위기경영 방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1등 기업들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체질 개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1등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은 근본적으로 기업 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위기의식을 불어넣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하지만 아무리 경영진이 위기경영을 강조하더라도 구성원들이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경영진들이 추구하는 위기경영은 구호에 그치기 쉽다.

최근 들어 국내 주요 기업 CEO들은 인터넷 상에서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조직에 대한 고민과 위기의식을 여과 없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구성원들과의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신이 속한 조직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업 현실에 대한 구성원들 간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기업들은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속한 기업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경쟁력을 갖춘 선도기업 사례를 통해 건전한 자극을 제공한다. 현재 자사 수준은 어떠한 수준이고, 앞서가는 기업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러한 격차가 지속될 때 향후 우리 기업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함으로써 구성원들 스스로가 변화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한다.

좌절감이 아닌 자신감을 불어 넣어야

조직 내부적으로 지나치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게 되면 조직 구성원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자칫하면 긴장감 조성이라는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위축된 조직 문화 속에서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경영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과정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금 외치고 있는 위기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단기 성과에 대한 격려와 함께 위기의식을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야

위기의식을 커뮤니케이션할 때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것이 향후 비전과 목표이다. 비전과 목표 제시 없는 위기경영은 곧 모멘텀의 상실로 이어지기 쉽다. 지속적으로 단계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구성원들이 단기 성과를 달성하면서 장기 목표를 지향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요타는 구성원들에게 2010년 GM을 제치고 판매 대수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2000년 이후부터는 자동차를 팔면서 발생하는 금융 및 여행업 등 자동차와 관련이 있는 24시간 토털 비즈니스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LG전자는 ‘Fast Execution’을 기치로 내걸고 실행력을 강조하고 있다. 2010년 글로벌 Top 3 전자 기업이라는 비전과 함께 비전을 달성하는 방법론으로 강한 실행력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조직 구성원들에게 조직이 가야 할 방향과 함께 달성 방법을 명확히 할 때 CEO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위기의식은 혁신의 출발점

외환위기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위기에 대한 사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현재도 외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외부 여건은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따라서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 단기적으로 잘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기업 내부 체질을 개선하여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단기적인 성과에 안주하여 혁신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조직행동론 연구자들은 조직 내 적절한 수준의 갈등이 조직의 성과 향상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위기의식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강조되면 역효과가 발생하겠지만 조직 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은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에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위기경영 방식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국 기업들의 달라진 위기 경영 방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 출처 : 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