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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망한 회사 살리려면 조폭두목처럼 경영하라”2006-08-23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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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재생 전문가’ 박해춘 LG카드 사장
조직을 항상 긴장시키고 의사결정은 속전속결
우리사주 빚 앞장서 해결도

LG카드가 국내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금액(약 7조3000억원)에 신한금융지주에 팔린다는 발표가 있던 지난 16일 오후 박해춘(58) LG카드 사장은 서울 삼성동의 콜센터를 방문 중이었다. 현장에서 뉴스를 접한 박 사장은 ‘직원들 고생시키면서 회사를 살려놓은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했다고 한다.

“망한 회사의 CEO(최고경영자)는 조폭 두목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6조원 적자의 부실덩어리를 우량 회사로 개조한 박 사장은 스스럼 없이 자신을 ‘조폭(조직폭력단) 두목’이라고 부른다. 그런 정도의 강인한 카리스마와 확고한 추진력이 없으면 LG카드의 회생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채권단의 지원(부채 4조5000억원의 출자 전환)도 중요했었지만 ‘기업 재생 전문가’로 불리는 박 사장의 리더십이 LG카드 부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솔직히 외로웠습니다. 욕도 엄청 먹는데 누군들 좋아서 그러겠습니까. 하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는 기꺼이 그 길(조폭 두목)을 선택했습니다.”


그의 ‘조폭 경영론’의 핵심은 조직을 항상 긴장시키고,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라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을 혹독하게 다루기로 유명하다. 절대로 느슨하게 풀어 주는 법이 없다. 하도 혼이 나니까 임원들이 박 사장과 함께 밥 먹는 것도 꺼린다.


여비서는 사장 지시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달려가서 일을 처리한다. 인터뷰 중에도 “탁탁탁탁” 하고 비서가 뛰는 구둣굽 소리가 사장실 안까지 들려 왔다.


노조와도 타협이란 없다. 그는 취임(2004년 3월15일) 직후 노조 간부들을 만나 “나와 한 덩어리가 돼서 회사를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 지금 이야기해달라. 안 하겠다면 나는 지금 그만 두겠다”고 위협, ‘무(無)쟁의 2년’과 ‘조기 출근’이라는 협조를 이끌어냈다.


의사 결정은 속전속결이다. 사장 집무실 책상 위에는 노트북 컴퓨터만 달랑 놓여 있다. 서류가 올라오는 즉시 결재를 하기 때문에 서류가 쌓여 있을 틈이 없다.


“파산 금융회사는 위기가 어디서 왔는지 위기의 실체를 빨리 파악해서 타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강화할 부분은 강화하고, 버릴 부분은 도려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지요.”


그렇다고 ‘냉혈한’인 것은 아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조4000억원의 흑자가 나자 직원들의 아킬레스건인 우리사주 대출금(직원 1인당 평균 5000만원)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빚을 내서 구입한 우리사주가 휴지 조각이 되면서 LG카드 직원의 98%가 빚쟁이가 됐는데, 박 사장은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 말 특별 보너스를 지급해 빚을 갚아 주었다. 그 덕에 박 사장 본인의 연봉은 채권단에 의해 동결당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비자카드 이사회에 참석, 윌리엄 캠벨 JP모건체이스 회장 등 세계적인 거물급 22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비자카드는 전 세계 2만4000개 회원사를 둔 세계 최대의 카드회사. 박 사장은 영어를 못한다고 사양했지만 박 사장의 구조조정 경험을 높이 산 비자카드에서 사외이사로 모신 것이다. 박 사장의 ‘조폭 경영론’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출처 : 조선일보 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