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의 지난 5년간 평균 임금인상률은 평균 8.4%로 같은 기간 평균 물가인상률보다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의 생산대수는 1.4% 증가에 그쳤으며 특히 차 1대당 제작시간을 기준으로 한 노동생산성의 경우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의 일본차는 물론 GM, 포드 등에도 크게 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는 또다시 9.1%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회사측으로서는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협상부재 상황을 맞고 있다.
■뛰는 임금, 기는 생산성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현대차 임금은 총 42.39%(매년 평균 8.4%)의 높은 인상률을 보인 반면 생산대수는 연 평균 1.4%의 낮은 생산을 기록했다. 연평균 8.4%의 임금 인상은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 3.34%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고임금 저생산 구조의 배경에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도 영향을 끼쳤다. 2001년에서 지난해까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33만3870대로 같은 기간 전체 생산대수(822만1595대)의 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노동생산성도 경쟁 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차 1대당 제작시간을 기준으로 한 노동생산성(2004년 기준)은 닛산이 18.3시간, 도요타 19.5시간, 혼다 20.6시간, GM 23.1시간, 포드 24.5시간으로 33.1시간인 현대차보다 높다.
1인당 생산대수도 2004년 기준으로 현대차가 31.5대인 반면 혼다는 47대, 도요타는 58.4대다.
■정회장 공백으로 협상부재
28일은 정몽구 회장이 구속된 지 꼭 2개월이 되는 날이다. 검찰이 현대차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정회장의 장기간 공백은 곧 현대차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노조와의 협상이 지지부진을 거듭하다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결국 결렬된 이유 중 하나다. 노조는 9차례의 본교섭만에 협상결렬을 선언,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특히 회사측의 비자금 조성을 빌미로 그동안의 비상경영선언이 진실성을 잃었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비자금 중 일부가 노무관리비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현대차가 노조와의 관계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활용해 왔던 격려비 지원 등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돼 현대차로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협상에서 정회장 부재의 회사 상황을 감안, 노조도 위기상황에 동참해야 한다며 노조를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경기 침체로 인한 판매실적 감소와 원-달러 환율하락 등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강행함으로써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노종섭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