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매년 급격한 성능향상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공지능을 실현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인간의 뇌와 같은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필요로 할까. 레드헤링은 11일 컴퓨터 두뇌를 구현하려 노력하는 전세계 과학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했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모두 잊어라=IBM 알마덴 연구소 연례 콘퍼런스에서는 `생각하는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972년도 노벨 생리학ㆍ의학상 수상자인 제럴드 에델먼 박사는 "뇌는 지금의 컴퓨터와는 같지 않다"며 "생각하는 컴퓨터는 사람들처럼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오류수정을 통한 학습능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에델먼 박사는 `다윈 X'나 `브레인웍스' 같은 로봇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 로봇은 한정된 기능이나마 자기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브레인웍스는 지난해 열린 로봇축구대회 `로보컵'(Robocup)에서 우승했다.
◇수퍼컴퓨터야말로 인공지능의 지름길=스위스에 있는 로잔공과대학(EPFL)은 에델먼과는 다른 접근방법을 택했다. 지난해 시작한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는 IBM의 `블루 진'(Blue Gene) 수퍼컴퓨터를 사용해 두뇌의 일부인 신경피질을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앙리 마크람 교수는 "블루 진 컴퓨터로는 생쥐의 뇌를 구현할 수 있다"며 "충분한 자금만 있으면 현재의 기술로도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트하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용적인 접근이 우선=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캠퍼스 담화연구소의 로버트 헥트-닐슨 박사는 현실적인 접근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가 만든 `총장'(Chancellor)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먹이 자판기는 영어ㆍ중국어ㆍ아랍어ㆍ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알아듣고 이에 적합한 반응을 보인다. 헥트-닐슨 박사는 신용정보 솔루션회사인 페어아이작의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을 겸하고 있으며, 이곳을 통해서는 음성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더욱 흥미로운 기기는 의식을 잃은 환자의 머리에 설치되는 `인공 신경 보철물'이다.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남가주 대학의 테드 버거 박사는 "이 기기는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상 융기(hippocampus)의 역할을 대신한다"며 "해마상 융기는 병렬 프로세서 집단과 같은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