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이 크게 호조를 보이면서 빠르면 오는 3분기에는 세계 2위인 소니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일본 마쓰시타를 제치고 세계 2차전지 시장 빅3에 진입했는데 현재 추세대로라면 1년 만에 다시 한 계단을 오르게 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최근 2차전지 출고량이 월 2000만셀을 넘어섰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60% 정도 늘어난 수치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 총 5800만셀의 2차전지를 판매했으며 2분기에는 6400만셀을 목표로 잡고 있다. 2분기 내에 휴대폰에 사용되는 각형 리튬이온전지 신규 라인을 가동, 3분기에는 월 생산 가능 수량을 3400만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2차전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일본 IIT의 자료에 따르면 소니는 현재 월 생산량이 2400만셀 정도로 삼성SDI에 비해 300만셀 가량 앞서고 있다. 아직 소니는 구체적인 증산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SDI의 계획대로라면 3분기에는 양사의 순위가 역전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2차전지 출하량은 2년 전만하더라도 소니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SDI 이진건 상무는 “최근 2차전지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당초 2억7000만셀이던 올해 생산 목표를 최근 3억셀로 조정했다”며 “이 목표가 이뤄질 경우 근소한 차이로 소니를 제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SDI가 파죽지세로 일본 업체들을 추월하는 힘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해외 주요 업체를 꾸준히 공략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용량 제품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세계 휴대폰 1위 업체인 노키아 공급량이 크게 늘어났다. 노키아는 일본 산요가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일본 업체의 아성이었는데 삼성SDI는 최근 공급량이 3배 이상 증가, 산요에 이어 2번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노키아 이외에 HP나 델을 상대로 한 노트북용 2차전지 공급량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현재 최고 수준인 2600㎃h 용량 제품의 양산도 일본 업체보다 앞서고 있다. 삼성SDI의 2600㎃h 용량 제품 생산 비중은 올해 초만 해도 10%선이었는데 최근에는 30%를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