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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압구정 패션 로데오거리 ‘아, 옛날이여’2006-04-22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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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오거리 지고, 건너편 명품거리 뜬다.’
로데오거리는 미국 LA 인근 비벌리힐스의 패션거리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를 빗대 서울 압구정동 상가 밀집지역을 일컫는 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색다른 패션문화가 처음 소개되는 ‘패션 1번지’였다. ‘유행을 알려면 로데오거리를 찾아라’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오렌지족’ ‘낑깡족’ 등 숱한 유행어를 양산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그러나 지금 ‘로데오 패션’은 찾아보기 어렵다. 빈 상가들이 넘쳐나고, 유명·첨단 유행의 옷을 팔던 자리는 퓨전음식점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퇴장한 로데오 패션은 길 건너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이곳은 명품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 미국의 ‘원조 로데오’와 닮아가고 있다.

◇로데오거리 ‘침몰’=21일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신모씨(40)는 “로데오거리 하면 흔히 일본·미국식의 독특한 패션, 외제차 몰고 다니며 돈 뿌리는 부유층 자녀를 떠올렸다”면서 “4년 전쯤부터 그런 모습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옷가게는 권리금(1억원 이상)도 포기한 채 철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의류상인 김모씨(44)도 “우리 가게는 해외 브랜드 대리점이어서 순수 자영업자보다 덜 하지만 밤 10시만 되면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데오거리에서 빈 상가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한 빌딩 1층의 빈 점포는 옷가게였음을 짐작케하는 옷걸이, 상표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현란한 옷차림의 젊은이들이 활보하던 거리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대신 채워지고 있다.

◇길건너 ‘부상’=로데오거리와 이웃한 청담동 쪽은 해외 명품 패션브랜드가 가득하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부터 청담동 방면으로 이어지는 대로 양편에는 ‘루이비통’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점이 도열해 있다. 이들 각 브랜드 점포는 빌딩 1채씩을 통째로 점유한 채 고급스러움을 자랑하고 있다. 이쪽 골목을 드나드는 차량 상당수가 BMW 등 외제차였다.

공인중개사 김모씨(38)는 “로데오거리 쪽이 서울의 다른 의류상가에 밀리는 동안에도 청담동쪽 상권은 날로 확장되고 있다”며 “명품 가방·옷 등을 사가는 사람들은 한번에 수천만원어치를 구입하는 부유층”이라고 말했다.

로데오 패션이 이처럼 그늘 속으로 사라지는 것에 대해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특화상품을 잃어버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데오거리의 패션 아이템이 다른 지역 상가와 크게 차이가 없는 데다 주소비층인 20대의 주머니사정이 나빠져 로데오거리의 패션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히려 명품 브랜드들이 늘어선 청담동쪽이야말로 미국에 있는 진짜 로데오를 닮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처 : 경향신문 장관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