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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글로벌 IT기업, 대학 지원 확대 '끌어주고 밀어주고'2006-04-18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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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업들의 ´산학 협력´ 모델이란 것이 대학에 연구 용역을 맡기고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과 공동 기술 개발 방식 등이 주로 사용됐지만 글로벌 기업일수록 더 다양하고 더 장기적인 대학 지원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특히 MS나 IBM 같은 글로벌 기업의 대학 ´끌어안기´는 이제 단기 트렌드가 아닌 미래 인재 친구로 만들기는 기업 경쟁력 강화 전략 가운데 하나가 됐다.

IBM, 아카데믹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통해 ´IT 전문가 육성´

매년 부침이 심한 IT 기술 업계라고는 하지만 늘 ´IT 전문가´는 부족하게 마련이다. 단순히 기술만으로도 부족한 것이 최근 IT 환경이다. 이때문에 그야말로 ´젊고 노련한´ 최고급 IT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IBM의 노력은 상당히 다양하고 수준도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직 한국에 적용된 사례가 드물지만 전세계적인 IBM의 대학 밀어주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멀리서 돈만 대준다거나 건물을 지어주는 저차원적인 ´지원´이 아니라 참여시키고 실제 환경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연구소 인력을 적극 투입하는 등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IBM에는 ´익스트림 블루´라는 특수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대학생이나 석박사급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기술 기반 학생 3명과 MBA 1명 등 4명으로 구성된 팀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인도, 중국 등 IBM 연구소내에 1년에 50개 팀을 배치시키고 임원급이 일주일에 한 번씩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 능력´을 전수하게 된다.

참가한 인턴들은 리눅스, 그리그 컴퓨팅, RFID, 웹서비스 등과 같이 시장에서 화두가 되는 분야를 다루게 되며 기술담당 임원과 경영담당 임원을 통해 ´아이디어´가 실제 IBM 제품에 적용되거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증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마가렛 아시다 IBM 대학 프로그램 총괄 이사는 "익스트림 블루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270개의 특허 전단계의 발명이 이뤄졌으며 이중 8개는 공개 표준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또한 40개의 아이디어는 실제 IBM의 각 제품에 접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 샌 안토니오에서 최근 열린 세계대학생프로그래밍경진대회(ACM-ICPC)를 후원하고 있는 IBM으로서는 이 대회 역시 최고중의 최고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IBM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반대의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 마가렛 아시다 이사의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IBM 내부 채용된 경우 평균적으로 남들보다 업무효율성이 뛰어나며 그만큼 승진도 빠르다고 IBM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전문가 인턴십은 IBM으로서도 인재 확보의 중요한 파이프라인이 될 수도 있지만 IBM의 익스트림 블루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나 ACM-ICPC 대회 결선에 오른 학생들은 그만큼 취업의 문도 넓다. 따라서 이들 대다수는 IT 엘리트로 성장해 서로 돕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최근에는 IBM이 국내 대학과 함께 정규 과정을 개설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3월 한국IBM과 숭실대는 ´아카데믹 이니셔니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과 협력해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 2학기 각각 3학점의 메인프레임 강좌를 개설키로 했다. 한국IBM은 관련 소프트웨어 및 실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한국IBM은 대학생을 위한 자바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인 ´로보코드 코리아컵´을 지난 2003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다. 또한 IBM은 전세계 대학 및 연구소를 대상으로 IT 장비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산학 공동 연구 프로젝트(SUR)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로 서울대와 KAIST가 선정된 바 있다.

또한 IBM에서는 연구기관과 자사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별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AS(Center for Advanced Studies)라는 이 기관은 1990년 IBM 토론토 연구소에서 탄생했으며 학계 기관, 기업, 정보 및 IBM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다른 연구 그룹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MS, 대학생 공모전 등으로 ´젊은 아이디어 수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MSN을 통해 대학생 대상 ´얼리 리뷰어´ 그룹을 활용한 체험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2, 3학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오는 15일까지 MSN의 신규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체험 및 평가를 담당할 제 1기 ‘윈디젠(Windigen)’ 100명을 모집한다.

MS는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과 더불어 ‘글로벌 브랜드 아카데미’라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MSN코리아 이구환 상무는 “MSN ‘윈디젠’ 프로그램은 참여 학생들에게 6개월이라는 활동 기간 동안 글로벌 인터넷 기업인 MSN의 다양한 업무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와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며 단순 서비스 평가단 모집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MS는 X박스와 관련된 ‘X박스 360 차세대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마케팅 분야 당선자 1명은 한국MS에서 2개월간의 인턴십 기회를 얻게 된다.

또한 MS의 대학 지원에 대한 최근의 성과라면 전세계 청년 학생들의 소프트웨어 기술 경진대회인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컵(Microsoft Imagine Cup) 2007 세계대회를 한국에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5회 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게 된 MS는 대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학생 명예 대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열정과 패기를 겸비한 학생과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공대 학생 등 각 대학별 최대 2명을 한 팀으로 최대 100명 정도를 선발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로 양성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2006년 3월 15일 마감된 이매진컵 2006 각 부문 1회전 결과, 전 세계적으로 180여 개국, 5만 35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그 중 한국은 380명이 최종 참여한 것으로 집계돼 지난 해 60명에 비해 6배 이상 성장하였으나, 2006년도 개최국인 인도의 1만 2400여명, 2회 대회 개최국 브라질 9700여명 그리고 중국 6700여명에 비하면 아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서울대학교가 수상한 바 있는 MS 본사 차원에서 세계 각 대학에 주는 윈도우 임베디드 혁신상의 경우 세계의 대학을 대상으로 170만 달러에 달하는 연구비를 매년 수여하고 있다.

오라클, 지사장이 ´현직 대학 교수´

오라클의 경우에는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오라클과 관련된 기술을 강의하는 대학 교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오라클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교수들의 모임도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이 한국오라클의 귀띔.

특히 지난해 한국오라클 지사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표삼수 사장이 명지대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직도 겸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산학협동 모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표삼수 사장도 취임 소감에서 대학 지원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비춘 바 있으며 실제로 몇번의 의사 타전이 있었다는 것이 한국오라클의 설명. 그러나 아직까지 논의가 구체화되진 않았다고 오라클에서는 밝히고 있다.

인재 구해오기에서 인재 육성하기, 국내 기업 발상 전환 시급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대학과 대학생들을 적극 지원하는 이유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인재경영´ 및 ´지식경영´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를 장기적으로 수급하거나 최소한 자신들이 주도하는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반면 대학이나 대학생들로서는 갈수록 험난해지는 취업난과 더불어 대학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는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이 서로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단순히 반짝 이벤트로 그치는 인턴십의 페단이나 학원처럼 특정 플랫폼에 의한 종속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전사적인 대학 지원 프로그램은 적어도 국내 기업들의 ´건물 지어주기´식의 전시형 대학 지원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업계는 해외에서 비싼 인재 구해오기에 골몰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내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과 대학 경쟁력을 동시에 배가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명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