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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컨설팅지원

제목어느 가게의 사훈(社訓)2005-08-03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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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풍을 자아내고 있었던 철물점과 공구상가 들이 다 철거되고 대규모 빌딩이 들어서고 있는 염천교 근처에 ‘진야(眞夜)’라는 일본식당이 있었다. 그 식당은 일본사람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순수한 일본 음식 맛으로 유명 할 뿐 아니라 모든 영업방식도 일본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특징 있는 가게이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러나 오래전 일본에 주재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일본고유의 맛에 향수도 있고 구수한 일본의 된장(미소)라면을 먹기 위해 나는 지인들과 이 가게에 종종 들리곤 한다. 그런데 이 가게를 들어서면 카운터 뒤에 ‘一合一會’ 글귀가 액자 속에 들어있다. 이글은 한국의 음식점에서는 보기 힘든 이 가게의 사훈(社訓)이자 모든 종업원들이 지켜야할 행동 지침이다.

‘일합일회’이 말은 일본 한자말이다. 원래 뜻은 “한 번 만남은 영원하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에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과 거의 같은 의다. 이 가게에서는 “한 번 오신 고객은 영원히 소중한 고객이니 정성껏 모시기 위해최선을 자 다하자”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가게에 들어서는 첫 순간부터 다른 가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깔끔한 일본식 유니폼이며 한결같은 미소와 상냥한 모습 그리고 늘 깨끗하고 질서 있는 행동들이 눈에 띤다. 일본 고객을 위해 일본어들도 유창한 종업원이 많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가게의 모든 종업원 전체가 합심하여 손님에게 먼저 다가가서 친절을 보여주고 감동시키기 위해 영업 시작 전 매일 교육도하고 실천을 위한 간단한 매뉴얼들을 만들어 사전 점검하는 것을 체질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15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지만 S생명에서 교육을 맡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그 당시 보험회사로서는 최초로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 추진을 위해 대대적으로 해외 연수를 하게 되었는데 그 규모가 보험 설계사를 포함해 거의 천여 명을 직접 해외 연수를 시키게 되었다. 그 당시는 세계최고의 보험회사였던 일본 생명과 긴밀한 교류관계가 있어 C/S 위탁교육을 그 회사에 맡기게 되었다.

그 당시 교육을 맡고 있던 내가 만난 사람은 그 회사의 상무님이었다. 업무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같이하는 자리에서 꼭 들려줄 말이 있다고 해서 유심히 들었던 이야기 역시 ‘一合一會’였다. 혹시 정확히 모를 까봐 종이에 볼펜을 꺼내 직접 쓰면서 자세히 예를 들어 가며 이야기해 주었는데 요지는 C/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번 고객은 영원하다”라는 것을 이 네 글자로 대신 해준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객과의 첫 만남은 아주 중요하다 이러한 만남을 '진실한 순간(Moment of truth)'이라고 한다. 어떤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말한다. 이 말은 스페인 마케팅 이론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였던 리처드 노먼 교수가 제창한 개념인데 원래는 투우에서 쓰는 용어이다. 투우사가 황소를 데리고 싸움을 하다 마지막에 칼을 들어 황소의 정수리를 찌르는 때를 이렇게 부른다.

진실의 순간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생활 곳곳에 있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기 위해 동네 식당을 가더라도 들어설 때의 제일 먼저 진실의 순간은 입구에서의 종업원의 태도다. 예전과는 달리 손님이 북적거리며 잘되는 식당의 종업원은 얼굴 표정부터 다르다. 손님에게 인사하는 허리의 높이도 다르며 매우 친절하다.

기업에서도 진실의 순간은 실로 다양하다. 차를 탔을 때는 그 회사의 운전기사나 렌트카 기사, 로비에 들어설 때, 주차장에 주차할 때, 엘리베이터, 안내창구 등에서의 종업원들과의 만나는 순간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맨 처음 고객과의 만남의 순간이 그 회사의 이미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버린다.

아무리 고객서비스(Customer service)가 전사적으로 잘되어있다 하더라도 최 말단의 접점에 있는 한사람의 서비스 요원이 잘못하게 되면 그 고객은 그것으로 그 회사를 전부 불만스러운 회사로 판단하게 되고 그 평가는 곧 회사의 눈높이로 평가되어 버리고 만다. 여기에서 더 무서운 것은 한번 등을 돌린 고객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 도 있다는 사실이다.

컨설턴트 가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