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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겉도는 정부 조기발주 잇따른 `유찰`2009-02-19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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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국가정보화 프로젝트 조기발주 전략이 헛돌고 있다. 예년에 비해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3개월 이상 앞당겨 발주했지만, 줄줄이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업설명회 때만 해도 문전성시를 이루던 업체들이 정작 입찰에 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뜩이나 민간부문 투자 위축으로 힘든 업체들은 조기발주 프로젝트마저 겉돌면서 ‘생존게임’에 내몰렸다. 정부도 잇따른 유찰로 사업이 표류하자 당혹해 하고 있다. 조기발주 유찰사태의 원인과 대안을 2회에 걸쳐 긴급 진단해본다.
 
 “시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지난 17일 대형 국가정보화 프로젝트 두 건이 동시에 유찰되자 업계 관계자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행정안전부의 ‘정부통합전산센터 하드웨어(HW) 자원 통합 사업(163억원)’은 세 번째 유찰 사태를 맞았다. 법무부의 74억원 규모 ‘형사사법통합정보 구축 사업’도 사업자 참여 저조로 결국 유찰됐다. 지난 11일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본격화한 ‘디지털교과서 사업(107억원)’이 두 번째 유찰되는 수모도 겪었다.

 이들 사업은 많게는 160억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정부의 조기발주 대표주자로 꼽혀왔다. 업체들이 외면한 이유는 하나였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가입찰 관행 안 통하는 시장구조=정부도 작년까지만 해도 비슷한 예산이면 서로 수주하려 했는데, 번번이 유찰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왜 그럴까. 표면적인 이유는 환율이 크게 올라 수주를 해도 작년과 비슷한 예산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지만 한꺼풀 벗겨 들어가 보니 문제의 핵심은 다른 데 있었다.

올해는 민간 IT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업체들이 원천적으로 저가에 응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동안 업체들은 공공부문 사업은 지속성이 강한만큼 첫 사업 수주를 위해 ‘밑지는 장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공부문의 손실을 민간부문 이익으로 보전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올해 민간부문 IT 투자가 거의 없어지면서 아랫돌을 빼어 윗돌을 괴는 관행이 불가능해져 버린 셈이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 한 임원은 “민간부문 투자가 위축되면서 올해는 매출 확보도 문제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사업계획 수립 시 예년에는 다소 무리한 계획을 요구하지만, 올해는 수익이 나지 않으면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기발주 VS 경비절감 ‘두 얼굴’=가장 곤혹스러운 사람들은 조기발주를 집행하는 담당 공무원들이다.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고 나설 정도로 조기발주를 독려하고 있지만 잇따른 유찰로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예년과 같은 시기에 발주되거나 더 늦어질 판이다.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도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에 불만이 터져 나온다. 윗선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조기발주를 강력 주문하면서도 예산낭비는 절대 안 된다는 식의 ‘두 가지 목소리’를 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가 어렵고 환율도 작년보다 40%가량 오른 상황이라 예산 증액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전혀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호소한다. 한 공무원은 “이렇게 어정쩡한 상황이면 아무래도 달라진 시장환경보다 예전의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연말 국회, 감사원 등 줄줄이 이어지는 감사에서 항상 결과보다 과정의 문제가 불거지는만큼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조기발주와 경비절감이라는 상반된 목소리가 조정되지 않으면 향후에도 유찰 사태는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 전자신문 장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