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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린칼라’ 시대의 개막2009-02-10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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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엔 실업자가 넘치고 기업은 줄줄이 쓰러지며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나 환경을 위한 투자는 미루는 게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장은 물론이고 후세에도 치명적 실수가 될 것이다. 환경 투자는 침체한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게 아니다. 그 반대로 사람들을 다시 일터로 돌려보내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새로운 대안이다.

과거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일종의 사치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엔 상당수 경제전문가가 필수적인 일이라고 여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825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도 환경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형 주택 보급, 전력 공급 시설 업그레이드가 그런 예다. 이를 통해 약 500만 개의 ‘그린칼라’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5년 만에 처음 일자리 감소를 겪는 한국도 ‘그린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수백억 달러를 들여 추진하려는 4대 강 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수질도 개선하고 제방·치수설비 확충을 통해 재해도 예방한다는 복안이다.

한국 정부는 고속철도나 수백㎞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같은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의 확충은 물론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폐메탄가스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일본·영국도 환경과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그린 뉴딜’ 계획을 입안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를 늘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가난을 극복하는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자원 개발(Working for Water)’ 프로젝트가 좋은 예다. 여성·청소년은 물론 장애인까지 3만 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는 이 사업 덕에 남아공은 위기 속에서 새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남아공은 토착 야생식물은 물론 수자원·관광지·경작지까지 위협하고 있는 외래식물 퇴치에도 연간 6000만 달러를 쏟아 넣고 있다. 여기서 수거된 4000만t의 외래식물을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면 이 나라 전력 수요의 2%에 해당하는 500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사업에서만 500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이처럼 상당수 국가가 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생태계에 대한 환경 투자를 경제 회복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여전히 회의론이 있다. 아직도 아프리카 인구의 80% 이상은 전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마당에 숲을 무성하게 만들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유엔도 이런 지적을 반영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번 주 세계적 경제학자들을 뉴욕으로 초청해 국가별 여건에 맞는 글로벌 그린 뉴딜 계획을 구체화한다. 이를 세계 지도자와 정부 각료들에게 제시함으로써 각국 실정에 부합하는 경제 회복 계획을 입안하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1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기회를 맞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에 수조 달러가 투입되고 있고, 그만큼의 민간 자본도 대기 중이다. 이번이야말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면서도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은 물론 물 부족과 생물 다양성 상실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경기 부양 자금을 낡은 산업이나 한물간 경제 모델에 맹목적으로 퍼붓는다면 우리 후손의 미래를 담보로 빌린 돈을 부도날 사업에 계속 쏟아붓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계 정치지도자들은 모처럼 얻은 기회를 혁신에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써야 한다.

아킴 스타이너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정리=정경민 기자

출처 : [중앙일보 정경민.아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