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만이 살 길!’
현대건설은 지난달 16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이지송 사장 등 본사 임원과 해외 13개국 지사장,24개 해외현장 소장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6년 해외사업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지난해 해외 수주액인 26억달러보다 많은 27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목표를 설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 해외사업회의는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하기 위해 중동의 핵심으로 부상 중인 두바이에서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경기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건설공사 수주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공영개발 확대 등으로 민간건설 부문이 좀처럼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고유가에 따른 원유·가스전 개발 확대 바람이 불고 있는 중동 및 아프리카 플랜트 시장 등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3일 이란의 시코사가 발주한 3억3000만달러 규모의 철강 플랜트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SK건설도 지난달 16일 이탈리아 테크니몽사와 컨소시엄을 구성,쿠웨이트 국영석유화학회사로부터 12억2700만달러의 방향족 제품 생산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SK건설측은 “이는 지난해 12억달러 규모의 원유집하시설 공사 수주에 이은 것으로 쿠웨이트에서 플랜트 건설의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며 “여세를 몰아 중동 지역에서 추가 공사 수주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2일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SPDC사가 발주한 바란-우비에 석유·가스 생산시설 건설공사를 8억75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번 공사는 대우건설이 해외 경쟁입찰에서 수주한 사상 최대 규모로,대우건설은 최근 경남기업,동일하이빌,대원,코오롱건설 등과 함께 5억40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 대림산업도 올들어 필리핀 바탄에서 1억8000만달러의 정유공장 건설공사를,쌍용건설도 인도 고속도로청이 발주한 노스-사우스 코리더 고속도로 공사 중 4개 공구를 1억5732만달러에 단독 수주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대형 사업 수주가 잇따르면서 올해 해외 건설시장의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1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 건설사업은 35건에 금액으로는 45억4867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 108억5927만달러의 41.9%에 달하는 것으로,지난해 동기의 1억8246만달러에 비하면 무려 24배(2392%)나 늘어난 것이다. 산업자원부 집계에서도 지난달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3%나 증가한 31억6000만달러를 기록,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측은 “국내 건설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고유가로 중동 지역의 발주 공사가 많아진 것과 맞물려 해외 수주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최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