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공격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2천475억2천만달러로 전월말에 비해 105억8천만달러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월중 감소폭으로는 가장 큰 규모이다.
종전의 최대 감소치는 1997년 11월의 61억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3월 18억8천만달러 증가에서 4월 37억6천만달러 감소로 전환한 뒤 5월(-22억8천만달러)과 6월(-1억달러)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외환시장의 일방적인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필요했고 유로화와 엔화 등 기타 보유통화의 평가절하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환시장의 불균형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뒤 공격적인 시장개입에 나섰다.
이들 외환당국이 8일에 20억달러, 9일에 50억달러 안팎의 달러 매도물량을 각각 쏟아내는 등 한 달간 약 200억달러의 보유 외환을 사용한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추정에 비해 월중 감소폭이 적은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추정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외환시장의 심리적인 쏠림현상이 진정됐고 외환 운용수익도 매달 발생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충분한 수준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지난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외환시장을 안정시켰다"고 자평했다.
다만 지속적인 시장개입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지난달 시장개입은 어느 정도 필요성이 있었고 투입 비용에 비해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며 "다만 추세적으로 외환보유액이 줄거나 단기외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했다.
6월말 기준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은 ▲중국 1조8천88억달러 ▲일본 1조15억달러 ▲러시아 5천683억달러 ▲인도 3천118억달러 ▲대만 2천914억달러 ▲브라질 1천979억달러 ▲싱가포르 1천758억달러 등이다.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2천84억3천만달러(84.2%), 예치금 385억8천만달러(15.6%), 국제통화기금 포지션 3억5천만달러(0.1%), 금 7천만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출처 :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