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취업상담실 ▶ 경영컨설팅지원
경영컨설팅지원

제목창조적 효과 만점 … 문제 해결에도 ‘굿’2008-03-12
작성자상담실
첨부파일1
첨부파일2
사우스웨스트항공 창업의 씨앗이 된 냅킨의 낙서

2006년 가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유럽 지역 고위 임원들이 참석한 한 회의에서 당시 MS 영국법인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스티브 클레이턴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대신 낙서(삽화) 한 장을 내보였다. 파란색 괴물 옆에 ‘마이크로소프트여,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면 차라리 집에 가라’는 도발적인 문구가 적혀 있었다. 뜻밖의 낙서에 잠시 숨을 죽였던 임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회사의 진로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잘 정리된 회의 자료보다 한 장의 낙서가 임원들을 자극해 적극적인 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누가 낙서를 시간낭비라고 했는가. 미 경영 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낙서는 이제 창조적 기업 경영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낙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생각을 시각적으로 풀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바람직한 도구다. 종이에 스케치를 하거나 화이트보드에 낙서를 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단순화하고 추상적인 사고를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해한 문제를 다루는 골치 아픈 회의에서 익살이 담긴 한 장의 낙서가 참석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매 효과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인포시스 컨설팅의 스테판 프렛 대표는 “낙서는 만인의 공통어”라며 “사람들은 글로 가득 찬 긴 프레젠테이션을 볼 때 잠이 들곤 하지만 내가 보드에 그림을 그리면 집중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한 해 경제를 전망하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 토론을 벌일 때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냅킨에 그림을 그리며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능한 임직원들 가운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의 성공에도 낙서판이 ‘한몫’

광고 대행사인 마틴 에이전시는 지난해 UPS의 TV 광고를 맡았다. 당시 광고 제작 감독을 맡은 앤디 아줄라는 펜과 화이트보드로 UPS가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할 핵심 메시지를 도형화해 보여줘 효과를 봤다. 아줄라는 “UPS의 경우 많은 사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며 “UPS 경영진에게 간단한 낙서로 큰 개념을 설명하고 복잡한 메시지를 빠르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창업은 대표적인 ‘낙서 경영’의 사례다.

1967년 텍사스의 기업인 롤린 킹은 그의 변호사인 허브 켈러허와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다 냅킨에 낙서를 하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샌안토니오 휴스턴 댈러스 등 세 도시의 이름을 적고 이를 삼각형 모양으로 연결해 봤다. 이 도시들을 운항하는 대형 항공사들은 가격이 비싸고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무심결에 그린 작은 삼각형 낙서로 1971년 킹과 케러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를 창업했다. 저가와 정시 운항을 앞세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 30년간 흑자를 내며 저가 항공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미 댈러스에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 본사 벽에는 아직도 삼각형이 그려진 이 냅킨이 걸려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성공 뒤에도 낙서판이 있었다.

구글은 회사 내 두 곳에 대형 화이트보드를 설치, 아무 직원이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끼적거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세계 석권을 위한 구글의 계획’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대형 화이트보드는 직원들이 이런저런 농담이나 만화 등을 적도록 한 일종의 낙서장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의 산실이기도 하다. 구글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G메일과 뉴스 서비스의 초기 모델도 이 화이트보드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자유로움의 상징인 낙서는 이제 상품 디자인에도 응용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낙서 예술가로 유명한 키스 해링의 디자인 작품을 초기 화면 배경에 탑재한 터치스크린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출처: 한경비즈니스<유병연·한국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