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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초 경영 하니까 1등 됐죠2007-11-09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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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으로 성공한 중견기업 <4> 스프링 제조업체 삼원정공

“1초=8.5원… 쪼개고 또 쪼개라”
‘초단위 경영’으로 효율성 극대화
30년 무차입… 영업이익률 22%

스프링 제조업체 삼원정공 양용식(60) 사장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는 형광등 스위치를 끄며 악수를 받았다. 회의용 탁자에 마주 앉을 땐 머리 위 줄을 당겨 형광등을 켰다. 지난 7일 영업 담당 직원이 모두 나간 서울 성수동 본사 4층 사무실에는 직원 6명이 있었고, 형광등도 딱 사람 수만큼 켜져 있었다. ‘마른 수건 짜내는 도요타식 원가절감’이냐고 묻자, “1980년대 초부터 해오던 습관”이라고 말했다.

◆초(秒) 단위 경영으로 효율 극대화

1974년 창업한 삼원정공은 주로 코일형 스프링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전형적인 중소 제조업체. 요즘 비슷한 업종의 경영자 입에선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전문경영인 양 사장은 “이윤을 못 내는 건 모두 자신의 탓이지, 외부 요인은 5%도 안 된다”고 말했다. 삼원정공 양용식 사장이 직원들의 임금을 1초 단위로 계산해 놓은 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양 사장은 기업 혁신을 위해 별도 조직을 만드는 대신, 직원의 시간 효율을 극대화하는‘역발상’으로 중견 제조업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이성훈 기자 삼원정공은 지난해 매출액 22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1.9%로 어지간한 IT기업보다 높았다. 무차입 경영 전통은 30년을 넘었다. 대표적 사양산업인 스프링 업종에서 거둔 실적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다.

비결이 뭘까? 양 사장은 “필요 없는 걸 없애고, 필요한 건 먼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따라 공장 내부를 둘러봤다. 사장실과 에어컨·청소원이 없었다. 널브러진 작업 도구도 보지 못했다. 대신 사무실엔 직원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판이 있었다. 공장입구 칠판엔 ‘빈 박스 정리’, ‘옥상 화분 처리’ 등 시시콜콜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4층에서 2층 사무실로 통하는 파이프 라인도 특이했다. 양 사장은 “결재 도장이 필요한 문서를 직접 내려가지 않고 전달할 때 쓴다”며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하기엔 기업규모가 작다”라고 말했다.

한 액자 앞에 선 순간 멈칫했다. 액자 속 도표에 ‘간부사원 1초=8.5원, 일반사원 1초=6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직원의 임금을 초(秒) 단위로 계산해 놓은 것. 말미에는 ‘1초당 6~8.5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계신지요?’라는 문구도 보였다.

양 사장은 “매 순간 부족한 점을 찾아 개선한다면 일의 효율은 해마다 오를 수밖에 없다”며 “불평만 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5년째 기업문화 개선 운동

삼원정공의 이 같은 경영혁신 활동은 1982년 시작됐다. 일본 거래 기업의 효율적인 공장 관리를 본 양 사장(당시 계장)이 삼원정공에서 ‘정리·정돈·청결’ 등을 강조하는 기업문화 개선운동을 펼쳤다. 공구 찾는 시간이 줄어 들고, 제품 불량률이 떨어졌다. 직원 일 인당 생산성이 경쟁업체를 압도했고, 주문이 몰렸다. 그는 이어 ‘생산성 1% 향상’과 ‘아이디어 창출’ 운동을 추진했다. 직원으로부터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았고, 채택이 되면 즉시 실행에 옮겼다.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양 사장은 오전 6시에 가장 먼저 출근한다.

삼원정공의 활동은 1990년대 초 혁신을 주창하던 삼성 이건희 회장의 눈에도 띄었다. 이 회장은 ‘납품업체인 삼원정공에서 배우라’며 회사 임직원의 방문을 지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삼원정공을 모델로 삼아 ‘1초를 잡아라’는 경영지침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지나친 규율이 직원의 창의성을 훼손하지는 않을까? 양 사장은 “13년 전부터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하고, 하루 8시간 근무를 엄격히 지키는 등 직원들의 여유는 충분히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약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 알지만, 실천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것이 바로 남들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