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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현금 많은 기업들 희망사업 1순위 `건설과 항공`2007-08-24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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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늘리기·급성장 시장 ‘매력’

기계설비업을 하는 J모 사장은 신사업 얘기만 나오면 한숨을 내쉰다.

2000년대 초반 중소건설 업체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본업과는 거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포기한 일 때문이다. 최근 본업인 기계설비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신사업 찾기에 나섰지만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J 사장은 “신사업을 위해 착실히 현금을 쌓아왔지만 기업을 인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중견업체 치고 건설업이나 저축은행 사업 등을 생각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신사업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에는 현금흐름이 좋아졌다는 배경이 있다. 2000년대 이후 상당수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현금흐름이나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해 왔다. 풍부해진 현금을 바탕으로 신사업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기가 있는 곳은 건설사. 실제 중견기업들 중 최근 1~2년 사이에 건설사 인수나 설립에 나선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신규 진출이 까다로웠던 항공 사업에도 중저가 항공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 건설업 - 외형 늘리기엔 건설이 ‘딱’ ■

대한전선, 웅진, 유진그룹.

한국의 대표적 중견그룹들인 이들은 최근 건설사를 인수했거나 추진 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웅진그룹은 얼마 전 6600억원을 들여 극동건설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전선그룹은 지난 6월 영조주택에 4130억원을 투자, 사실상 건설업에 진출했다. 재무적 투자라고는 하지만 사업 토지 소유권을 확보했고, 영조주택 지분도 연대보증 형태로 확보해 놓은 상태. 추가적으로 중견 건설사 인수에 나선다는 소문이다. 동양, STX그룹, 이랜드 등 이미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던 중견그룹들도 건설업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이 재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부엌가구, 정수기, 비데 등 기존 사업 제품들을 극동건설에 공급한다는 이유를 밝힌다. 대한전선그룹 관계자도 “골프장, 호텔 등 레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건설 사업 강화에 나선 동양그룹은 기존의 시멘트, 레미콘 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이고 리조트 사업 등 레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현 회장은 “레미콘과 시멘트 사업 강화를 토대로 건설업을 확대할 방침이다”고 밝힌 바 있다.

신사업으로 건설업을 내세우는 곳도 많다.

LIG는 지난해 건영을 인수하면서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STX그룹 또한 주택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극장 사업인 메가박스를 1456억원에 매각한 오리온그룹은 이 돈을 건설 사업 확대에 사용할 것이란 소문이다.

중견그룹들의 건설 사업 진출에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손쉽게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배경이 있다.

매출 규모가 큰 건설사를 인수할 경우 순식간에 회사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매출 3조원대인 웅진그룹은 내년 극동건설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불과 1~2년 사이에 그룹 매출 규모를 5조원대로 키우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 몇 개만 따내도 매출액을 수천억원 이상 끌어올 수 있어 사업 규모를 늘리기에는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중견기업들이 수도권 등에 개발 가능한 옛 사옥이나 공장부지 등을 보유한 것도 한 이유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한전선의 경우처럼 기존에 보유한 부동산 개발 여지가 많은 경우 건설업 진출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건설사 인수 후 3~5년 정도 외부 수주에 큰 부담이 없다면 손쉽게 외형을 키우는 것은 물론 건설업 자체에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H애널리스트는 “외부 수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보수적인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면 건설업은 조기에 사업을 안정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토목과 주택경기가 하강기에 있는 만큼 자사의 수주 물량이나 보유 부동산 개발 여지가 없는 기업들이 뒤늦게 뛰어든 경우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항공 사업 - 수요급증 중저가 시장 ‘매력’ ■

최근 한 인터넷 여행사의 CEO가 민간 항공 사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모기업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항공업 진출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실제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한 중부항공, 인천항공, 영남에어 등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들이 앞 다퉈 중저가 항공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항공 사업 진출이 봇물을 이루는 배경에는 중저가 시장의 성장과 지자체의 요구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50여개에 이르는 저가 항공사들이 있고, 대표적인 라이언에어는 유럽의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등 주요 항공사들을 여객 숫자에서 앞선다. 미국의 경우 중저가 항공이 전체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2010년 경부고속철도가 완전히 개통되고, 오픈스카이(항공자유화)가 진척되고 있어 항공 사업의 구조조정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인접 시장에서도 중저가 항공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권욱민 대한항공 부장은 “2~3년 안에 중저가 항공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라면서 “저가 항공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진출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저가 항공시장이 초보 단계에 있어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먼저 국내선에 취항해 기반을 다진 다음 한·중·일, 동남아 등 국제 노선에 취항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게 공통된 전략이다.

지방 공항을 끼고 있는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은 또 다른 요인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 공항의 이용률을 높이고 시민편익 증진을 위해 저가 항공사 유치, 신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

중저가 항공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부작용도 우려되는 게 사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4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80억원 정도의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추진 중인 중저가 항공사만 4군데나 된다”면서 “국제선 취항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선 국제선 취항이 꼭 필요한 상황이지만, 안전문제와 기반시설이 최대 걸림돌이다.

권욱민 부장은 “국내에선 항공 수요에 비해 인력이나 시설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력이나 시설문제는 안전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수익성 확보의 관건인 국제선 취항에도 결정적인 요소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국제선에 취항하기 위해선 안전이 최우선이다”면서 “신생 항공사의 국제선 취항 시기와 조건은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출처 : 매일경제[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