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라-(下)LG전자
지난 1962년 LG전자는 전자제품을 국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수출 물품은 다름아닌 라디오. 1959년 ‘A-501’이라고 이름 붙인 진공관 라디오를 국내 1호로 생산한 지 3년만의 일이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던 당시엔 ‘국내 최초 전자제품 수출’ 타이틀을 손에 넣은 것만으로도 흥분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어야 직성이 풀릴 만큼 사정이 달라졌다. LG가 이 땅에 전자산업의 씨를 뿌린 지 47년만인 지난 2005년에는 국내 전자산업이 세계에서 3번째로 1000억달러 수출국에 진입해 전자산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60년의 성과로 100년을 넘어서는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올해로 그룹 탄생 60주년을 맞은 구본무 LG 회장이 던진 화두다. LG전자는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지만, 100년을 넘어서는 기업을 만드는 데 예외일 수 없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올초 사령탑을 맡으면서 올해 3대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체계적인 미래사업 준비’를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카 인포테인먼트(Car Infortainment)·시스템에어컨·4세대(G) 이동통신·홈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LG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4G 이동통신 =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유럽통화방식(GSM)회의’. LG전자는 이곳에서 통신장비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인 노텔과 공동으로 앞으로 다가올 4G 이동통신 시대의 유력한 기술표준 후보인 ‘3G LTE(Long Term Evolution)’ 기술을 자체 개선, 그 상용 기술을 최초로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4G 이동통신은 이동중에도 음악파일(3MB) 1곡을 불과 1.2초만에 휴대 기기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이로써 당장 오는 9월 표준화 작업을 매듭짓고 내년이면 상용화에 도달하는 3G LTE 진영에서 노키아·지멘스·알카텔·루슨트 등의 세계적인 통신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핵심기술을 주도하는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시스템에어컨 = 시스템에어컨은 가정용 에어컨과 중앙 공조 에어컨의 장점을 접목한 차세대 에어컨이다. LG전자는 7년 연속 세계 에어컨 판매 1위의 경쟁력을 앞세워 시스템에어컨 분야에서도 2010년 글로벌 1위 달성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관건인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연구원 수를 현재 1300명에서 2010년엔 20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일반 아파트에 설치 가능한 기종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지난 2년 동안 74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지열 기반의 냉난방 시스템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카 인포테인먼트·홈네트워크 = LG전자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양대 생활 공간인 집안과 차안을 넘나드는 토털 디지털 전자 서비스 업체로 발돋움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02년 세계 최초로 자사 홈네트워크 기술인 ‘홈넷’을 상용화했고, 같은 해에는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을 시작해 지금껏 현대·기아 주요 차량에 원격조종과 위치·교통정보 확인 등이 가능한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탑재해 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을 넘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꿈꾸고 있으며, 그 꿈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출처 :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