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단순하게… 사용은 쉽고 편하게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을 뜻하는 ‘미니멀(minimal)’과 사조를 뜻하는 ‘이즘(ism)’의 합성어다. 한마디로 ‘절제의 미학’을 의미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순미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미니멀리즘 바람이 최근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가전제품·게임 등 정보기술(IT)·전자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다. 손에 쥐고 다니는 휴대전화는 가장 활발하게 미니멀리즘을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 실제로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에 선보인 ‘미니스커트폰’이 그렇다. 허리 두께가 10.9㎜에 불과한 이 제품은 홈, 나사 등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외관상 통화·종료 등의 버튼만 눈에 띈다. 그외 일체 조작 버튼을 뺀 대신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드리면서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또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영국의 세계적 산업디자이너인 재스퍼 모리슨과 손잡고 간결한 외관에 가벼운 바(bar·막대) 타입의 ‘재스퍼 모리슨폰’을 개발, 지난 6월부터 유럽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공급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유명 패션 브랜드 업체인 아르마니와 일체의 복잡함을 배제한 ‘아르마니폰’도 준비중이다.
LG전자가 ‘초콜릿폰’에 이어 역시 유명 패션 브랜드 업체인 프라다와 공동으로 명품 컨셉으로 부각시키면서 내놓은 후속 모델 ‘프라다폰’ 역시 전원·통화 기능 외에는 일체 버튼을 덜어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차강희 LG전자 휴대전화 디자인연구소장은 “휴대전화 디자인의 최근 트렌드는 단순미의 미니멀리즘을 살리면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화면을 대형화하고, 소유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경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2, 3년 동안엔 앙드레 김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삼성전자의 양문형 냉장고 등이 시중에 소개되면서 꽃무늬의 화려한 컨셉이 유행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다시 단순미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찾아 올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 등은 이에 초점을 맞춘 신모델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에 참여한 양문형 냉장고·전기오븐 등의 신제품을 개발,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유럽을 중심으로 지난 6월부터 공급하고 있다.
대작경쟁을 벌이면서 화려함을 추구해온 게임업계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차원에서의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12일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엔포트소프트의 온라인 비행슈팅게임 ‘비트파일럿’은 단순 조작만으로 스피드와 타격감을 즐길 수 있고, 네오위즈의 야구게임 ‘슬러거’는 복합한 키보드를 쓰지 않고도 마우스만으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으며, NHN의 경주게임 ‘스키드러쉬’는 만화풍의 간결한 게임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출처 : 문화일보 이관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