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가세이그룹
◆기술경영이 기업을 살린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연구원도 기술과 영업 마인드를 동시에 갖춰야 합니다. 중간간부에 해당하는 저도 기초연구와 개발(R&D), 영업부서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나가하라 하지메 아사히가세이케미컬 연구개발 담당 겸 집행위원은 기술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한다.
아사히가세이 그룹은 1931년 설립됐고 매출액이 10조원에 달하는 일본 최대 규모 화학ㆍ재료 분야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그룹 내 최대 기업이자 미쓰비시케미컬에 이은 일본 2위 화학기업으로 유기 화학물과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종업원 5400여 명을 두고 있다.
나가하라 집행위원은 "R&D 인력과 경영ㆍ관리 인력간 상호 교환을 아직까지 명문화하고 체계화하지는 못했지만 실제로는 제조와 영업, R&D, 영업부를 두루 거치는 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제대로 아는 엔지니어가 기업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전사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아사히가세이케미컬 임직원들 전공도 이과가 70%로 문과 30%보다 훨씬 많다.
그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람에게 경영기법을 교육하는 것이 경영을 기반으로 한 사람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효과가 좋아 공대나 과학을 전공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아사히가세이케미컬은 또 기술경영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R&D 부서를 두고 각 사업부마다 R&D 담당팀을 따로 설치했다.
나가하라 집행위원은 "각 사업부에 소속된 R&D팀은 소속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존 사업을 지원하고 본사 R&D 부서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같은 R&D 구조는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부서에 소속된 R&D팀이 사용하는 비용은 전체 R&D 비용 중 70~75%에 달해 회사 차원에서 각 부서별 R&D팀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기존 R&D팀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은 개발자는 사업부로 옮겨가 사업 아이디어의 상품화를 주도하기도 한다.
기술과 지식에 대한 노하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아사히가세이케미컬은 경력사원 채용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평생직장 개념이 확고한 일본 기업 풍토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나가하라 집행위원은 "앞으로 기업에 보다 중요한 것은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가 경험을 젊은이들에게 전수해주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신입사원에 한정하지 않고 경력사원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년이 지난 사원도 계약직으로 채용해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도쿄 = 현경식 기자]
출처 :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