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학 경영서 낸 진수 테리 AGC컨설팅 사장
27층으로 향하는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올라타자, 백인 중년 남자와 한국인 여자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인 남자가 "2분만 시간 내주면 안 될까. 사람들 만나려니 좀 떨리네"라고 읊조리자, 한국 여자가 웃으며 맞받아친다. "남자 화장실에 내가 따라가 줄까?" "NO, NO"하며 남자의 웃음이 이어진다. 긴장이 여유로 바뀌었다. 결과는 대성공.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던 한국 인 여자는 `펀(Fun)`경영으로 세계를 누비는 진수 테리(Jinsoo Terryㆍ51) AGC 컨설팅 대표였고 백인 남자는 그를 따라온 할리우드 스타일리스트 조셉이었다.
웃음 경영학서 `펀을 잡아라`국내 출간을 기념해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을 찾은 진수 테리는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펀 경영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은 인종의 용광로예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바탕으로 일하는데 이들을 한데 엮는 힘은 소통의 즐거움, 즉 웃음뿐이죠."
그는 성공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구글을 꼽는다. 자녀가 있는 두 직원을 위해 보육시설을 기획했고 맛의 즐거움을 전하려 사내식당을 고급 레스토랑으로 바꾼 것. 진수 테리는"직원들을 즐겁게 하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경영자는 늘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창조성 시대엔 언제나 개성이 중시되고 그 개성은 전체 생산성과는 무관하게 발휘되죠. 직원 하나 하나가 신나야 회사 전체가 발전하는 시대랍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발 뉴욕행 비행기에 올라탔을 당시를 회상했다. 비행기는 엔진 결함으로 두 시간 이상 연착됐고 승무원들은 항의하는 승객들 때문에 녹초가 돼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단다. 입구로 다가가 싱긋 웃은 진수 테리는 "엔진은 확실히 고쳤겠죠? 제대로 고치지 않은 비행기에 나를 억지로 태울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아요"라며 승무원들을 달랬다. 웃음보로 스트레스를 날린 승무원들. 혜택은 진수 테리의 몫이었다. 그의 좌석이 승무원 덕분에 1등석으로 바뀐 것. "언제나 나에게만 나쁜 일이 생긴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때론 나쁜 일도 행복한 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해요."
그는 웃음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세 가지를 꼽았다. `펀(F.U.N.)`경영은 직원들을 신나게(Fun) 만들고 독창적으로(Unique) 활동케 하고, 지속적 관리인 보살피기(Nurturing)를 통해 회사가 직원을 사랑한다는 느낌을 부여한다.
출처 : 매일경제[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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