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한국은 물론 세계가 인정하는 CEO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20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듀폰’의 아시아 태평양 본부 사장이 된 김동수 CEO. 아시아인 최초로 듀폰의 임원이 그의 성공 스토리가 비즈니스앤TV ‘조동성이 만난 글로벌CEO’에 방송돼 눈길을 끌었다.
1987년 듀폰에 입사한 후 동양인 최초로 공장장을 맡게 됐을 때도 그는 자신이 CEO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단다.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기업이라는 특수성과 ‘서양인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콤플렉스 극복’을 리더십의 첫 번째 요소로 꼽았다.
그가 갖고 있던 서양인 콤플렉스의 원인은 고정관념에 있었다. 그는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 서양인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 등 생각의 전환을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콤플렉스는 서양인이 동양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만들어 냈던 것이란 점을 깨닫게 되자 비로소 ‘그’ 다운 CEO가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오로지 공장장이 천직이라 생각하고 듀폰의 아시아 최초 공장장에 만족했단다. 그러던 그에게, 회장은 “세일즈를 해보라”는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기계 설계하고 공장 돌리는 일밖에 모르는 엔지니어에게 물건을 팔라더군요. 그것도 미국보다 어려운 일본에서 세일즈를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때 회장의 말이 ‘Break the Box(너의 영역을 파괴해라)’라는 말을 하더군요.”
공장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본사에서는 김동수 사장을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위한 트레이닝을 준비했던 것이다. 그는 공장장이라는 편안한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세일즈라는 새로운 벽을 넘었던 시기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고백했다. 그가 밝힌 리더십의 두 번째 요소가 바로 ‘자기 영역 파괴’였다.
그리고 마지막 요소가 ‘준비된 사람’이다. 그가 아시아 태평양 사장에 임명된 시기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사장에 임명되기 직전,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을 조사하라”는 회장의 지시에 따라, 국내외 경제인 100여명을 만나 ‘60일 보고서(60day Report)를 작성했다고.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발표할 때 저는 ‘아시아 환란은 단순한 통화 위기일 뿐, 큰 경제 위기는 아니므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그 보고서를 본 회장님이 바로 ‘그렇게 잘 아는 당신이 가라’며 저에게 아시아 지역 경영을 맡기더군요(웃음).”
뜻하지 않게 찾아온 기회였지만, 그는 “준비되지 못했다면 분명히 나에게 올 자리도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아시아 지역을 경영한지 10여년. 듀폰의 관례상 한 자리에 5년 이상 두지 않지만 그는 여전히 아시아 태평양 본부 CEO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사아인으로써 아시안인다운 CEO로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출처 : TV리포트[구윤정 기자 kido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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