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사이에 문화경영, 또는 창조경영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지난해 불확실한 경기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은 2005년에 비해 소폭 늘어 총184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06 독일월드컵 마케팅으로 인해 전통적인 문화예술 지원 상위기업의 지원은 감소했으나 정보통신, 화학ㆍ제약업종 및 신규 지원 참여 기업의 활발한 지원으로 2006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2005년 1800억6000만원에 비해 2.2% 증가한 1840억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363개 기업이 3182건의 사업에 지출한 금액이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박영주)가 3일 발표한 ‘2006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현황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메세나협의회는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협의회 회원사, 기업 출연 문화재단 및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등 총 61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 출연재단의 2006년 문화예술 지원 금액은 총 722억원으로, 총 지원액의 39.2%에 달했다. 이 중 지원 규모 상위 5개 재단은 삼성문화재단이 미술관 운영 및 컬렉션,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펼치며 1위를 유지했고, 뒤를 이어 LG연암문화재단이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지원한 결과 2위를 기록했다. 음악영재 및 신진 예술가 지원사업을 전개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지난해 5위에서 3위로 두계단 뛰어올랐다.
문화재단을 제외한 개별 기업의 2006년 문화예술 지원 규모를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이 현대예술관을 중심으로 한 장르별 프로그램과 울산 지역에서의 집중적인 문화공헌사업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유통기업인 삼성테스코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테스코는 2006년 기준 총 46개의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강좌및 공연을 개최했고, 7개 점포에 갤러리를 마련하는 등 문화공헌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기아자동차, 현대하이스코 등의 계열기업이 전시회, 음악회, 영화제 등의 후원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며 3위에 올랐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문화예술 브랜드 ‘Hㆍart’를 런칭하며 문화예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어서 향후 지원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음악회및 대형공연 중심의 공연예술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ING생명(16위)과 부산은행(19)등이 20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들 상위 20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827억원으로 재단을 제외한 개별기업 지원총액의 73.9%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기업에도 예술의 창의성을 활용하는 문화경영 또는 예술경영이 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일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군별 지원금액을 살펴보면 재단이 722억원으로 전체 지원액 가운데 약30%를 차지함으로써 2005년과 비교해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조선및 중공업(11.44%), 금융및 보험(9.20%), 유통(8.06%), 정보통신(6.21%), 화학및 제약(6.05%) 순으로 문화예술 지원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2005년과 비교해보면 재단, 조선및 중공업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유통, 정보통신, 화학및 제약업종 등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예술 지원활동의 성과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80%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의 효과는 크게 △기업의 정당성 △시장 우위 △종업원 혜택의 세가지 측면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기업의 정당성 효과가 5.16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시장 우위효과 4.82점, 종업 혜택효과 4.60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메세나협의회와 문화관광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Art & Business)’ 사업이 2년째로 접어들면서 예술단체 결연에 참여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중소기업 예술 지원 매칭펀드’사업이 신설돼 기업의 예술지원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기업들의 예술 지원활동은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메세나협의회 주최로 기업과 예술단체가 결연을 맺으며 머플러를 교환하는 모습>
출처 : 헤럴드경제<이영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