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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LG필립스LCD의 ‘수평적 대화 경영론’2007-06-20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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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특별대우 없애달라!… No라고 말해달라!”

세계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LG필립스LCD의 파주사업장. 그 곳에서 TV개발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고창기(37) 과장은 올초 자기 회사의 대표이사에 오른 권영수(50) 사장이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만해도 매우 놀랐다고 털어 놓았다.

수행비서 없이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이 매우 어색하고 서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고 한다.

연매출 10조원을 올리고, 전체 종업원 1만7000여명을 두고 있는 LG필립스LCD의 권영수 대표가 이처럼 수행비서 없이 매주 사업장을 돌거나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고있어 화제다.

권 사장이 이 같은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취임 당시 내세운 배려경영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수평적 대화’를 무엇보다 중시하기 때문.

그가 사내 전자게시판에 올린 “최고경영자(CEO)에게도 ‘노(No)’라고 말해 달라”거나 “CEO에 대한 특별 대우를 없애 달라”고 주문한데서도 그같은 소신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또 “회의실에서는 상석 의자를 빼버리고 ‘U’자형 대신 ‘V’‘ㅁ’자형으로 자리배치를 바꿔 권위주의 문화를 싹 걷어내 달라”고 당부하고있다. 회의 문건 역시 불필요한 장표나 화려한 꾸밈장치는 다 빼버리고 될 수 있으면 간단한 텍스트 형태로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얼마전 고객사 대표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동석한 담당자에게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것도 좋아 보이지만, 오히려 영어로 말할 때는 천천히 말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배려”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고객이 듣고 싶은 얘기를 분명하게 전하고, 고객이 하고 싶은 얘기를 많이 듣는 것이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그래서일까. 권 대표는 똑같은 내용을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전달하는 대화방식을 매우 싫어한다. 취임 직후 고객사인 수십여명의 TV·PC제조업체 대표들에게 각기 다른 내용을 직접 적어서 취임 인사장을 돌렸을 정도다.

지난해 말까지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맡으면서 워낙 가감없이 투명한 ‘유리알’ 기업설명회(IR)를 매번 진행해 주위사람을 놀라게했던 권 사장.

처음으로 CEO라는 중책을 맡아 배려와 수평적대화 경영론을 실천하고 있는 그가 LG필립스LCD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지 관련업계가 주목하고있다.

출처 : 문화일보<이관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