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보다 발전된 자기인식장치 … 물류비 대폭 절감
월마트 도입 확대 … 내주 서울서 RFID 국제회의 열려
#할인점에서 상품을 구입한 후 계산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곳은 줄선 고객들의 쇼핑카트기. 그 안에 상품이 많은지 적은지 여부를 살핀 후 내가 줄설 곳을 찾는다.
하지만 조만간 이런 번거로움도 사라질 전망이다. 무선인식기술(RFID)이 보편화되면 계산을 위해 장바구니에서 계산대로 물건을 ‘올렸다 내렸다’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
카트기나 장바구니에 태그를 부착하면 고객의 이동관련 정보를 판독, 계산대를 지날 때 자동으로 상품금액이 뜬다.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하고, 할인점은 효율적 경영이 가능해진다.
#세계최대의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는 지난 2005년 일부 매장에서 RFID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현재 1000여개 지점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결품률(재고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상황)이 30% 감소하고, 과잉주문이 20% 감소하는 등 가시적인 효과를 얻었다. 올해 안에 400개 지점에 RFID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미 국방성도 2005년부터 일부 품목에 도입을 시작해 올 3월부터는 모든 일반 조달물품에 대해 RFID 태그 부착을 의무화했다.
RFID가 유통·물류산업의 경영혁신 모델로 뜨고 있다. RFID는 바코드 보다 진일보한 자기인식장치로, 상품별 이력관리와 정보처리 속도의 향상을 가능케 해 물류처리비용이 절감된다.
상품군(群)만 파악 가능한 바코드와 달리 RFID는 개별상품까지 식별이 가능해 단품관리 및 상품별 이력관리가 가능하다. 때문에 쇼핑센터는 물론 제조업 공장에서도 실시간 공정관리, 적시납품을 통한 시장대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동차 생산 공장의 경우 원격지에서 완성차 생산현황 조회 → 실시간 부품 사용정보로 발주신뢰도 향상 → 부품 추적관리로 재고흐름의 효율적 통제 → 일괄입하 처리로 물류정체 해소 효과를 얻는다.
산업자원부는 이 같은 RFID의 효과와 필요성을 알리고, 글로벌 표준을 보급하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GS 1(Global Standard 1)’ 총회에는 로버트 맥도널드 P&G 부회장과 린다 딜먼 월마트 부사장 등 106개국의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 RFID 등 유통·물류산업에 쓰이는 기술표준과 시스템을 토론할 예정이다.
‘GS 1’은 1977년 설립 이후 유통·물류를 중심으로 전 산업에서 사용되는 상품 식별용 바코드와 전자문서, 전자 카탈로그의 표준화를 이끌어온 민간 국제표준기구다. 회원사도 월마트, P&G 등 100만개 기업에 이른다.
또 25일에는 국내 유통·물류·제조업의 RFID 관련 담당자 400여명을 초청해 ‘RFID·EPC 국제 콘퍼런스’도 연다.
김호원 산자부 미래생활산업본부장은 “RFID는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간과 인건비 절감효과가 커 국제적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기업들에게 글로벌 표준의 중요성을 알리고, RFID 도입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성진 한국유통물류진흥원 본부장도 “개발 초기 태그 한 개당 가격은 20~30달러, 리더기는 2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 각각 10~20센트, 5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가격이 조금만 더 하락하면 국제적으로 RFID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산자부는 오는 21~26일을 ‘2007 유통·RFID 주간’으로 선정하고, 23∼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유통산업전’을, 23일과 25일에는 각각 ‘유통분야 상생협력 세미나’와 ‘유통인의 밤’ 행사를 개최키로 했다.
출처 : 내일신문<이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