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자존심 ‘준중형 시장’ 에 도전장
“유럽에서도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의 대열에 오르겠다.”
현대·기아차가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현대차(62,000원 1,100 -1.7%) 체코공장 설립을 위한 3년간의 대역사(大役事)에 나서면서 ‘글로벌 톱5’ 진입을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주요 신흥시장을 겨냥한 중국과 인도·터키공장, 북미시장을 겨냥한 현대차 앨라배마 및 기아차(11,200원 350 -3.0%) 조지아주 공장에 이어 유럽시장을 겨냥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을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세계 주요시장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생산체제’의 구축을 완료했다.
북미와 함께 세계 양대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유럽 메이커는 물론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글로벌 강자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이번 유럽진출은 글로벌 메이커 도약의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10년 122만대 판매..점유율 5.3% 확보=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에 이어 오는 2009년 현대차 체코공장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는 각각 30만대씩 총 6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계기로 올해 현대차 40만8000대, 기아차 39만8000대 등 총 80만6000대를 올해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며, 이어 체코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0년에는 현대차 62만대, 기아차 60만대 등 총 122만대를 판매(시장점유율 5.3%)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회장은 “슬로바키아 공장 건설을 통해 유럽에서 연구개발부터 마케팅,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현지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며 “중부유럽의 중심이며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슬로바키아와 체코공장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메이커를 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현지 개발과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현지 소비자 특성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유럽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특히 서로 근거리에 위치한 슬로바키아와 체코공장을 활용해 협력업체 및 부품공유는 물론 판매와 마케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켜 판매량을 극대화 할 방침이다.
◇’준중형 시장’에 승부 건다=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과 현대차 체코공장의 주력 모델은 각각 ‘씨드’와 ‘i30’. 기아차는 24일 준공식을 계기로 씨드를 유럽 전역에 대대적으로 런칭했으며 현대차는 유럽공장이 완공되는 2009년에 ‘i30’을 첫 현지생산 모델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준중형 해치백 신차인 씨드와 i30을 앞세워 유럽 자동차시장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C-세그먼트(준중형급)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유럽의 준중형 시장은 지난해 승용차 판매의 31.7%, 전체 자동차 판매의 23.1%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가장 인기가 있으며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7, 오펠 아스트라, 포드 포커스, 르노 매간 등이 경쟁차종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유럽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준중형(C-세그먼트) 공략을 위해 씨드와 i30를 출시하기 전부터 대대적인 현지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기아차는 ‘씨드’ 홍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로마 지역에서 유럽 31개국 자동차 전문기자단 500여명을 초청해 씨드의 대규모 시승회를 개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씨드는 이에 힘입어 1~2월 3000대 수준에서 3월에 6506대로 판매가 급증하는 등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기아차는 올해 10만5000대, 내년부터는 연간 15만대의 씨드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생산하는 i30을 유럽에 수출한다. 현대차는 올해 i30 6만대를 유럽에 수출하고 체코 공장이 가동되는 2009년부터는 국내공장 3만대, 유럽공장 9만대 등 연간 12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완벽한 품질’과 ‘철저한 토착화’가 관건= 현대차가 글로벌 메이저 시장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전략은 ‘완벽한 품질’과 ‘철저한 현지화’가 두 축이다. 이는 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메이커들이 취하고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가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 진출을 통해 ‘호랑이 굴’에 들어온 만큼 앞으로는 유럽 본토 메이커들과의 힘겨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현대·기아차는 아직까지 유럽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도나 브랜드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다.
특히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고향인 ‘유럽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선택하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앞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기호를 겨냥한 철저한 ‘토착 마케팅’을 통해 어렴풋이 이름만 알려진 브랜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따라 이날 조인식을 가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8 대회’ 후원 및 월드컵축구대회 후원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한 딜러망과 애프터서비스(A/S)망을 대폭 확대하고 부품을 적시에 공급하면서 유럽 곳곳을 파고 든다는 전략이다.
출처 :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