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 Success]민경숙 TNS미디어코리아 대표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당신은 사는대로 생각할 것이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폴 발레리의 말이다. 자신이 믿는 바를 그대로 밀고 가는 삶은 그래서 아름답게 느껴진다.
국내 최고의 전국 시청률조사 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민경숙 대표(48)가 회사를 경영하는 이유도 그랬다. 이 사회에서 누군가는 지켜내야할 가치를 자신의 회사에서만큼은 실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신념
TNS미디어코리아는 국내 시청률 조사업계를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TNS Global과 기술 제휴한 한국 자본 100%의 국내 회사로 TNS Global은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시청률 및 마케팅 여론조사 사업을 하고 있다.
"1991년 12월 전국시청율을 조사한 이래 현재 공중파 5개, 지역방송 16개, 케이블 72개, 스카이라이프 166개 등 총 259개 채널의 시청율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전국 6대 도시에서 국내 최대 2000가구 8000명의 패널을 통해 시청률을 조사하고 있으며 시청률 조사 매체 영역에서도 우리나라 최대 규모입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이 65%에 이르고 있습니다."
민 대표는 미국 미시건주립대학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뒤 석사를 거쳐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대학교수의 길을 가지 않고 사업세계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우선 대학교수는 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강의를 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기존의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 일이 제게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보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교수직을 자신의 인생 목표에서 배제한 뒤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간의 외국 생활에 지쳐있던 그는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것이 시청률조사 회사였다. 리서치에 강한 자신의 면모를 발휘하는데 적격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가 사업을 시작한 의미는 사실 남다른 데 있다. "저는 다른 사람에 의해 영향을 받기를 거부하는 성향입니다. 그리고 제 신념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은 결국 제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회사를 설립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민 대표가 생각하는 신념은 어떤 것일까.
"학창시절부터 장애인, 여성, 학력 등의 문제로 차별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을 향해 내 목소리를 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내 회사에서 만큼은 그런 편견들을 배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죠."
민 대표는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전직원의 10%는 장애인을, 그리고 50%는 여성을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변화
민 대표는 자신의 젊은 시절이 참으로 치열했노라고 토로했다. "저는 목적의식이 굉장히 뚜렷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논리와 타당성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학창시절부터 10년 계획, 5년 계획, 1년 계획 등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은 비교적 순탄했지만 사업하는 어려움은 없었을까 궁금했다. "매일 매일이 어렵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문제는 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에는 반드시 답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민 대표는 문제가 생기면 빨리 빨리 푸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래야만 직원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항상 곁에 있는 친구처럼 생각하고 지금 꼭 해야할 일을 진행합니다. 과거에는 문제를 풀어야할 대상이라고 여겼다면 지금은 문제를 만나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문제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긴 호흡으로 세상을 사는 법을 배웠다고 그는 전했다
그가 자신의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변했다고 했다.
"처음 회사를 만들었을 때는 회사에서 제 생각을 실현한다는 의미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이 회사를 자신의 무대라고 생각할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나에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될까를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회사가 성장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그보다는 실력있는 후배를 키워내는 일에 더 큰 관심이 생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