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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KOTRA Report |필리핀 IT산업을 잡아라2007-04-13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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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IT분야 아웃소싱 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 10% 규모로
발전함에 따라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필리핀은 아시아의 진주라 불리며 선진국과 견줄 수 있는 국가였다. 하지만 독재정치와 정치적 경험이 없는 지도자, 외채를 사적으로 이용한 지도자 및 관료들의 심각한 부정부패 등이 30년 이상 지속되면서 필리핀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DSA II’ 혁명을 통해 취임한 현 필리핀 대통령 글로리아 아로요는 빠른 추진력과 여러 경제단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옛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30년 이상 지속되는 정치적 불안과 부정부패의 남용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 금융 기관에서 필리핀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마도 밑 빠진 독에 물 부어도 소용없다는 옛말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세계 각국에서 돈을 벌어오는 해외 노동자들과 국가 전략 사업인 콜센터(call center) 등 BPO산업이 밑 빠진 독에서 빠지는 물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노동 인구수는 2006년 10만명을 기록하였고 지난 5년 간 연평균 19.39%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해외 노동자 수는 필리핀 내 노동인구의 3.3% 정도 밖에 되지 않으나 이들이 필리핀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은 연간 140억달러에 달하며, 외환보유고의 60%, 필리핀 GNP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막대한 외화가 필리핀 국내로 유입되면서 장기간 침체기를 보이던 금융 시장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막대한 외화 유입으로 금융시장 활기
오랫동안 지속된 불안정한 정치와 경제의 영향으로 필리핀 서민들의 소비는 단순 소비 형태를 띠고 있었다. 단순 소비 형태라 함은 ‘먹고 죽자!’나 ‘부어라, 마셔라!’ 식의 일차원적인 생각만 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필리핀 서민층이 이런 식으로 생활을 하니 필리핀의 산미겔 진이 세계 세번째로 많이 팔린 고도주(高度酒)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최근 해외 노동자의 수와 해외에서 유입되는 외화가 증가하면서 단순 소비에서 복합 소비 형태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복합 소비 형태로의 변화는 한 국가의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다용도 건물, 쇼핑센터, 레저시설과 같이 실질가치와 부가가치를 동반하는 사업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이러한 소비형태의 변화는 건설업, 서비스업, 금융업 등의 활발한 발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최근에 현지 각종 매체에서 부동산, 금융업에 대한 투자유치 광고를 자주 볼 수 있다.

수익성이 높은 부가가치 산업의 발달은 금융업 및 건설업에 집중 투자로 이어지고 현재 필리핀 핵심 산업인 콜센터 및 관련 IT 산업으로 재투자되고 있다. 콜센터 산업은 해외 인력 송출 사업에 이어 필리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산업으로 지난 2006년에 35억달러의 수익을 내는 국가 전략적인 효자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국가 전략사업 자리잡은 콜센터
높은 실업률 해소 대안으로 콜센터 산업의 발전이 대두되면서, 필리핀 대통령이 콜센터 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발표는 엄격히 제한되어 있던 외국인 투자법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켰다. 콜센터 관련 사업에 대하여 100% 외국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규가 개정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러한 정부의 개방적인 투자유치 정책으로 인해 필리핀 시장으로 앞다투어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해외 기업이 필리핀을 콜센터 투자 적격지로 선택하고 있는 이유는 필리핀 국민들의 우수한 영어 구사능력과 언어 학습능력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필리핀인이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는 평균 2년이라고 한다. 필리핀인들은 역사의 시작과 함께 중국과 무역을 하였고, 300년 간의 스페인 식민시대, 일본과 미국의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모국어인 타갈로그어에 융합시켰기 때문에 외국어를 받아들이는 것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리핀인의 탁월한 언어구사 능력, 외국인 투자 증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삼박자를 이루어 콜센터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와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나라들이 서로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 기업들도 필리핀 현지에 콜센터를 창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외 근로자의 사상 최대 외화 송금액과 콜센터 사업 등 아웃소싱 산업이 필리핀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상존하는 위험성이 있다. 필리핀의 공공 부채는 530억달러에 달하고, 롤오버(rollover), 환율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서 기업 및 개인투자자들이 필리핀을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해 지고 있다. 콜센터 사업에 투자를 하기만 하면 큰 수익을 얻을 것 같은 희망을 품고 오지만 아직까지 여러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필리핀에서 섣부른 투자보다는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필리핀의 IT분야 아웃소싱 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 10% 규모로 발전함에 따라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아웃소싱 산업과 관련된 설비, 장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IT 제품의 생산 기반이 아직 열악한 관계로 대부분의 IT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IBM, HP, DELL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해 시장을 점유하려고 하지만 고가의 제품을 필리핀 현지기업이 선뜻 구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 IT 시장이 성장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시점이므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대처하면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홍창석 마닐라무역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