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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KBS <인간극장>에 대한 2%의 아쉬움2010-04-02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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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KBS의 <인간극장>을 보면, 발달장애를 가진 스무 살 청년 동환의 이야기가 나온다. 6살 때부터 자폐성 장애인 증세를 보여 2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지만, 첼로를 배우며 서서히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몇 년 전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말아톤>열풍과 이제는 수영선수로 더 유명해진 김진호군의 이야기가 영화, 혹은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발달장애인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낯설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애인, 그 중에서도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아이로 만들기까지 부모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는 것은 '세상 나들이에 나선 스무살 동환이의 봄날'이라는 테마로 방송중인 <인간극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다.

스무 살의 아들과 인형놀이를 하는 아버지, 그리고 아들이 홀로 어디든 찾아다닐 수 있게 하기위해, 위치 추적기까지 아들의 주머니 속에 넣어준 어머니, 그 후에도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하기 전까지 "혹시나 잘못 찾아가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발달장애를 가진 부모들은 "저 모습이 내 모습"이라며 함께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충분한 공감 속 2% 부족한 아쉬움

그러나 '세상 나들이에 나선 스무살 동환이의 봄날'를 보면서 그 모습이 아름답게만 볼 수 없었던 몇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인간극장>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를 생각해 볼 때 더욱 그랬다.

<인간극장>은 지난해 4월 20일 방송시간이 개편되기 전까지 평일 저녁시간대에 각 방송사의 드라마와 경쟁하던 프리미엄 시간대에 전파를 탈 만큼 시청률이 높았던 방송이다. 개편 이후 방송시간이 현재와 같은 오전 7시 50분으로 변경되어 "주부들도 보기 힘들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도 많은 시청자들의 인지도와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흔히 기업에서 신제품에 대한 광고를 할 때마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가며 스타를 내세우는 이유는 그들의 이미지와 말 혹은 행동이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휴먼 다큐멘터리 중에서도 고참 급에 속하는 <인간극장>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 만큼 '세상 나들이에 나선 스무살 동환이의 봄날'편을 통해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양육하기 위한 어려움과 갈등 상황에 대해 좀 더 시간을 할애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에서와 같이 아이의 장애를 부부가 서로 인식하고 도와주는 가정이 흔치 않은 것이 현실일 뿐 아니라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이만큼이라도 발달장애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아쉬움이 있다면 비록 주인공의 행동이 나이를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이제 성인의 나이가 된 만큼 '아무개 씨'라는 존칭을 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말아톤>열풍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행동과 특징을 조금이라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었지만, 영화 속 스무살 청년이었던 배형진씨 역시 아이의 모습으로 그려졌던 만큼, 실제 모습에서는 성인에 맞는 호칭을 써줬더라면, 성인이 된 장애인이 반말을 듣는 현실은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세상 나들이에 나선 스무살 동환이의 봄날'에 대한 방송이 끝난 후 발달장애를 가진 가식을 키우는 부모들이 방송을 본 주변 사람들에게 "부모가 노력하면 (인간극장에 나온)그 사람처럼 될 수 있는데,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송에서와 같이 부모의 관심과 주변의 환경이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을 가진 부모들이 더 많으니 말이다.

* 출처 : 에이블뉴스 기고/정현석 (dreamgm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