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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결혼, ‘미루거나 서두르거나’… 경기침체 신풍속도2009-02-17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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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의 직장인 최모(33)씨는 올해 10월로 예정했던 결혼을 최근 무기한 연기했다. 4년 간 사귀어온 여자친구와 올해는 결혼할 생각이었지만 계속되는 회사 인원감축과 감봉 소식에 결혼 준비를 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침체가 더욱 고착화되면서 결혼 적령기 20∼30대가 최씨처럼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일찍부터 서두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혼에 적당한 나이’는 옛말이 되고 있으며, 적어도 결혼 적령기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미혼남녀 303명(남 131명, 여 172명)을 대상으로 ‘경기 침체가 결혼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남성 77%(‘그렇다’ 43%, ‘약간 그렇다’ 34%), 여성 65%(‘그렇다’ 37%, ‘약간 그렇다’ 28%)가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혼 남녀의 3분의 2 이상이 경기침체가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결혼을 미루는 이유’에 관한 물음에는 남자의 경우 ?집 장만을 하지 못해(32%) ?불안정한 직장 때문에(26%) ?반토막난 펀드·증권 때문에(18%) ?불황에 가계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10%) 등의 순으로 답했다. 여자의 경우는 ‘반토막난 펀드·증권 때문’이란 응답이 3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불황에 가계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24%) ?불안정한 직장 때문에(20%) ?집 장만을 하지 못해서(11%)의 순으로 답해, 남자들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한편 최악의 취업난 속에 취업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결혼으로 ‘진로’를 정한 대졸 여성들도 급증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 측은 “취업 대신 결혼한다는 뜻으로 소위 ‘취집’을 택하는 여대생들이 늘고 있다”며 “가연의 여성 회원가입 숫자가 1월말 기준 전월 대비 3.7%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 졸업을 앞둔 딸을 두고 있는 박모(50·여)씨는 “고용 여건이 불안정한 요즘 상황에서 자식을 무직으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보다는 한살이라도 어렸을 때 좋은 혼처에 시집을 보내는 것이 딸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 결혼정보회사 가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출처 : [세계일보] 김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