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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우리도 아이 키우는 행복 누리고 싶어요”…장애인여성들의 눈물 맺힌 모성애2008-10-10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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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하지만 모든 임산부가 축복을 받는 것은 아니다. 주위의 우려 속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체장애 1급인 주부 윤성민씨(28·전주시 인후동).

그는 세달 반이 된 아기의 엄마로써 아기보는 재미에 여념이 없다. 오른쪽 다리와 팔을 자유로이 쓰지 못하는 그가 왼팔로 아기를 안는 모습은 매우 위태롭게 보인다. 힘겹게 아이를 한팔로 들어올리면서도 입가에 머무는 미소는 멈출 수 없다. 힘들게 세상에 나온 아기인 만큼 더 소중하다는 것이다.

윤씨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모성애는 똑같다"면서 "아기를 원하는 사람이 아기를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임신에서 출산까지 윤씨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주위에서 낙태를 권한 점이었다.

그는 "장애인이라서 몸이 약해 아이가 죽을 수 있다는 진단도 들었고 체구가 작다보니 배 속의 아이가 자라면서 위(胃)를 눌러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주위 사람들이 끊임없이 낙태를 권한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 믿었던 사람들마저 계속 아기를 없애라고 권유해 괴로웠던 감정이 아기에게 전달됐을까봐 걱정스러웠다"면서 " 지체장애 2급인 남편도 한때 갈등을 겪었지만 병원에서 아기의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나오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덧붙였다.

혼자 거동하기 힘든 윤씨는 현재 평일 하루 2시간씩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는다. 아기 목욕시키기·분유타기 등 윤씨가 하기 어려운 일을 돕는다. 윤씨의 활동보조인(44)은 "주위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장애인도 양육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씨는 아이가 커 갈수록 걱정이 늘고 있다. 동사무소에 활동보조인의 도움시간을 늘려달라는 신청을 했지만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윤씨가 지금보다 심한 중증장애인임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아기를 키우는데 정부의 도움을 좀더 받으려면 더 아파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면서 "저출산 때문에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양육할 수 있는 지원을 좀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가 커서 장애인 부모가 자신을 건강하게 낳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김미옥 교수(사회복지과)는 "장애여성의 임신·출산·양육은 일반인보다 심한 신체적·경제적 2중고(苦)를 겪는다"면서 "임신한 장애여성은 장애유형에 따라 골반구조가 각기 달라 좀더 정교한 진료가 필요한데도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시스템이 없는 등 출산 전의 지원이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단체에서도 장애여성이 출산한 뒤에 양육에 있어서 활동보조인의 도움시간을 늘리고 부모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목욕보조기구 지원 등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