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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장애아 엄마들에게 존경과 박수를...2005-08-26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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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장애아단체의 아이들을 데리고 캠프에 다녀왔다. 매년 가는 캠프지만 누구를 위한 봉사를 떠나 이제는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얻어오는 인생의 수련기간이라는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에 나와 함께 한 충만이는 뇌성마비 복합장애를 가진 10살 소년이다. 충만이 엄마는 처음 품에서 떼어 놓는 아이를 위해 밤새 깨알같은 글씨로 메모를 해 건네주었다.

“힘드실 거예요. 음식을 씹지 못하니까 가위로 잘게 잘라 넣어주시고요… 소변은 기저귀에 보지만 대변은 따로 보도록 도와주셔야 됩니다. 다리가 꼬이지 않도록 붙잡아 주셔야 하고요…”
그때부터 시작된 충만이와의 2박3일은 충만이 엄마의 힘겨운 일상을 절실하게 느끼는 기간이었다. 처음엔 20㎏ 남짓 된다며 우습게 생각하던 충만이를 휠체어가 오르내리지 못하는 장소가 많아 수시로 업고, 안고 다녀야 하다보니 천근만근으로 느껴졌다. 스스로 씹을 수 없기 때문에 넘기는 것보다 밖으로 흘리는 음식이 더욱 많아 턱을 잡고 흘러나오는 음식물을 닦아 줘가며 먹이다보면 정해진 식사시간을 넘기기도 일쑤.

그런저런 어려움에도 아이는 2박3일 캠프를 즐겁게 마치고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를 보내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겨우 2박3일을 돌보고는 몸살이 걸린 것이다. 2박3일 돌보고 이 정도인데 평생 저 아이들을 안고, 들고, 업고 키워야 하는 어머니들의 고통은 어떠할까? 아마도 이 고통보다 수백, 수천배는 힘들고 아프겠지만 늘 아이가 먼저라 아이를 떼어 놓고 마음 놓고 병원에 가 치료를 받거나 편안히 쉬어보지도 못 했을 것이다.

2박3일의 장애아 엄마체험 후에 더욱 장애아를 가진 엄마들에게 고개숙여지는 것은 저 아이를 저렇게 키워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날의 눈물과 고통이 따랐을까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장애아 엄마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존경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혜원|인터넷뉴스 시민기자〉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