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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생각을 열어 가는 '삼 세번'의 믿음2005-08-26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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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는 가나안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가 나옵니다. 여인이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마귀가 들려 몹시 시달리고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나는 길 잃은 양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을 찾아보라고 해서 왔다”고 말씀합니다. 그러자 여인은 예수께 다가와 꿇어 엎드리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합니다. 예수님은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십니다. 여인은 “주님, 그렇긴 합니다만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고 반문합니다. 예수님은 이에 대해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뜻대로 이루어 질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삼세번’을 좋아합니다. 가위 바위 보도 삼 세 번, 자리나 음식을 권할 때도 세 번 정도는 합니다. 가나안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에서 삼세번의 간청을 봅니다. 우리는 여기서 주님께 더 다가가는, 생각을 열어 나가는 믿음과 거듭 반복하는 항구심 그리고 겸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늘 기도합니다. 그러나 가나안 여인의 기도에서 볼 수 있는 믿음과겸손, 그리고 항구심, 적어도 삼세번이 담겨 있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교황 요한 23세는 교회의 ‘벽’을 ‘문’으로 바꾸는 일대 혁명을 몰고 온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여셨습니다. 제2차 공의회를 두고, 어떤 분은 “모든 사람의 의견이 다 소중했고, 믿음은 같았지만 생각이 달랐던 사람, 그리고 모든 종교 간의 대화가 가능했던 기적의 날들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가나안 여인의 모습을 보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교황 요한 23세, 그 분 안에서 생각을 열어 나가는 믿음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김현준 신부·춘천죽림동성당)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