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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목도리 女'' 뒤엔 선행 아버지 있었다2007-03-22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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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을 세워 생활이 어려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게 저의 조그만 꿈입니다.”
노숙하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주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서울역 목도리女’라는 별명까지 얻어 화제를 모았던 김지은(24·여·홍익대 4년)씨가 했던 말이다.

그녀가 그 같은 고운 마음씨를 갖게 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도 22년 동안 홀로 사는 장애 할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시는 등 남다른 선행을 펼치고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협력업체인 태승산업의 대표로 있는 지은씨의 아버지 김민태(56·울산시 남구 삼산동·사진)씨도 불우이웃과 함께하는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1975년 현대차에 입사한 김씨는 20여년 넘게 근무하다 4년 전 퇴직, 직원 50여명을 둔 현대차 협력업체 태승산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1985년부터 울산시 동구 방어동 꽃바위마을에서 홀로 사는 80세의 할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시며 돌보고 있다.

할머니는 2년여 전 당뇨로 왼쪽 다리를 절단한 데다 오른쪽 다리도 제대로 쓰지 못해 남의 도움이 없으면 거동이 힘든 상태지만 김씨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에 의존하며 불편 없이 살아가고 있다.

김씨는 종전의 방 구조로는 할머니가 기어다니며 생활하기가 불편한 점을 감안해 세면시설, 화장실, 목욕탕, 방안의 내부구조를 모두 변경하는 등 세심한 배려는 물론 매달 30여만원의 생활비까지 전달하고 있다.

김씨는 또 바쁜 일과 속에서 짬이 날 때마다 할머니를 찾아가 손발이 되어주고 있어 주변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김씨와 할머니의 인연은 1985년 자식이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보살피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05년 뒤늦게 부산 디지털대학교 등 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김씨는 최근 1급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하는 등 사회봉사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김씨는 “딸 지은이가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아 받아 어려운 어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며 “앞으로 여건만 허락되면 양로원을 세워 가족들과 함께 어려운 어른을 모시고 봉사하며 살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세계일보 (울산) 유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