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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언니가 너라도 살아야 한다며.."2005-08-07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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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 고립된 60대 자매 언니 사망

갯벌서 게를 잡던 60대 자매가 밀물에 고립됐다 동생은 구조됐으나 언니는 실종 8시간여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파도와 사투를 벌이던 언니가 동생을 구하려고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진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5일 오후 11시 46분께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리 갯벌에서 박모(66.여.해남군 문내면)씨는 동생(61.여.해남군 화원면)과 함께 게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손전등을 켜고 허리에 고무 대야를 두른 채 게 잡기에 열중한 이들은 바닷물이 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동생 박씨 보다 바다쪽에서 게를 잡던 언니가 갑자기 보이질 않았다.

멀리서 언니의 손전등 불빛이 보였다 사라졌다 할 뿐이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동생은 언니 쪽으로 다가갔다. 언니는 목까지 찬 물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동생 박씨는 언니의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

간신히 언니의 허리춤 옷을 부여잡은 동생은 언니를 데리고 나오려고 했으나 강하게 밀려드는 파도를 어찌 해 볼 수 없었다.

동생은 "사람 살려"라고 외치며 도움을 청했다. 그러는 사이 언니는 기력이 다해갔다.

언니는 동생에게 "손을 놔라. 너라도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라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 언니는 자신이 붙잡고 있던 동생의 옷자락을 스스로 놨다.

동생은 눈물을 머금고 언니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간신히 파도속에서 버틴 동생 박씨는 6일 오전 1시 30분께 남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민간자율구조선박에 의해 구조됐지만 언니의 행방은 온데간데 없었다.

해경 경비정과 특공대가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에 나섰고 언니 박씨는 사고 8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8시45분께 사고 지점에서 약 200m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언니 박씨의 사체는 허리에 찬 고무대야가 인근 바지선 닻에 걸리면서 먼 바다로 떼밀려 가지 않았다.

각기 5남매를 둔 이들 자매는 동생 박씨가 8년전 남편을 여읜데 이어 지난해 언니 마저 남편을 잃고 혼자 생활해 오고 있다.

이전에도 언니와 2번이나 이 갯벌을 찾은 적이 있다는 동생 박씨는 "언니는 평생을 갯벌에서 생활해 온 분"이라며 "나를 살리려고 언니가 그런 행동을 하신 것 같다"면서 목을 놓았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연중 바닷물이 가장 빠르다는 사리때라 60대 노인들이 강한 조류를 견디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며 "우애가 깊은 자매인 것 같은데 언니가 변을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현호기자
출처 : 연 합 뉴 스